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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624 노보체르카스크, 여긴 또 어디인가..
    #Road to Russia/ㄴ불곰국 일지 2022. 10. 4. 19:37

    지난 이야기) 멕시코전이 있던 로스토프에서 숙소가 없어 기차타고 1시간 거리의 들어본 적도 없는 노보체르카스크라는 곳으로 오로지 숙소를 위해 이동했던 나즈귤.
    열차에서 뜻밖의 은인 빅토르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 밤 12시가 넘어 숙소에 무사히 도착하고서는 기절했다..

    고마워요 빅토르

    비록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생각나는 숙소였지만 1인실에 욕실이 딸린 방에서 심난한 몸과 마음을 재충전.. 

    느지막히 눈을 뜨고 다음 목적지인 볼고그라드 열차 시간이 오후 5시여서 어디라도 가야한다는 사명감에 길을 나선다..

    그냥 지도보고 근처에 뭐 없나 하고 봤더니 여기가 제일 유명한 것 같아 와봤더니 생각보다 크고 우람한 성당이어서 놀랐다.

    이 때는 몰랐는데 지금 찾아보니 러시아에서 3번째로 큰 성당이라는 것 같다. 러시아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곳인 듯?!

    여기는 나중에 가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갔던 성당인데 여기랑 비슷한 느낌.
    동유럽 여행기도 언젠가는 쓸 수 있겠지.. 하지만 한달간의 여행을 올리는데 무려 4년이 걸림 ㅠㅠ

    무교인데다 외국인 관광객인 내 입장에서는 성당 등 종교적 장소를 그냥 관광지, 볼거리라고 보이지 않기 위해 조심하다보니 어지간해서는 내부 사진을 잘 찍지 않는데 여기는 유독 화려하고 멋져서 흔치 않게도 몇 장 찍었다.

    러시아 정교회의 성당은 대체로 이렇게 황금색이 많고 내부는 조금 어두운 느낌인데 이곳과 예카테린부르크의 성당은 유난히 밝고 화려한 느낌이었다.

    역시 폰카로는 그 분위기가 잘 표현되지 않음..

    여기서 다시 은인 빅토르 가족을 만나서 엇! 하면서 가볍게 인사하고 빅토르 아저씨가 숙소 잘 도착했냐, 잘 잤냐 해서 고맙다고 잘 잤다 이런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다.
    사실 아저씨가 좀 더 대화를 더 하고싶어하는 눈치였고 나도 그냥 흔쾌히 대화 이어가다가 점심 같이 먹을래요? 라고 하면 그러자고 할 것 같았는데..
    나는 낯선 사람과 대화를 할 때마다 기력이 심하게 소진되는 성격인데다, 이때는 유독 너무나도 피곤하고 힘들고 해서 먼저 좋은 하루 보내라고 하고 악수하고 호다닥 먼 곳으로 가버렸다.. 미안해요 빅토르 아저씨...
    하지만 기껏 호의를 베푼 사람이 더 안좋은 모습을 보이면 그게 더 민폐일 것 같아서 그랬어요 ㅠㅠ 잘 지내시조..?

    성당 근처에 있는 어떤 동상을 보고 가까이 가봤는데 앞에 어린 남자아이가 있어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봤던 왕실과 관련된 건가? 저 아이는 알렉세이인가? 했더니만 아닌 것 같았다.

    뒤에는 정교회 십자가가 있고.. 뭔가 성령의 힘으로 국가를 위해 전쟁에 나선 너를 축복한다~ 이런 느낌? 

    학생 모자 같은 것도 있는 걸로 봐서 학도병인가.. 
    여행 사이트에서 찾아보니 노보체르카스크시의 200주년 기념으로 만들었고 화해와 화합의 기념비라고 한다. 뭔가 이곳에 코사크와 관련된 일이 있었고 군대 이름이 돌에 새겨져 있다고 한다. 
    코사크가 무엇인가 찾아보니 시베리아 개척의 선봉대였던 일족으로 차르에 충성한 것으로 유명하다는 듯.. 이 군대는 러시아 혁명때 해체되었다고 한다.

    코사크 어디서 들어봤나 했더니 러시아 전통 춤. 하면 나오는 코사크 댄스의 이것이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것 같다.. 보기만 해도 허리와 허벅지가 아프다;;

    꼴랑 이 성당 한 군데 보고 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라 주변을 좀 더 돌아보고 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사진을 보다보니 기억난다.. 러시아 중소도시의 흔한 도보길이..!!

    여행기 쓰면서 자주 적는 표현이지만 정말 쓸데없이 넓고 사람이 없고 적당히 낙후된.. 이런 느낌이 내가 생각하는 러시아였다.

    이 하수구에 있는 나뭇가지는 그 안에서 자라난 건지, 누가 꼽아 놓은 건지 알수가 없었다. 이것 또한 러시아.. (끄덕)

    뭐 한 것도 없이 역에 도착해서 적당히 시간을 보낸다.. 
    정말 큰 대도시가 아니고서 러시아 역은 대체로 이런 분위기다. 그리고 몇 없긴 하지만 저 머리스타일 또한 젊은 러시아 청년들의 보편적인 스타일.

    이렇게 나는 다시 열차를 타고 세계 2차대전의 격전지였던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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