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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614 예카테린부르크,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무대
    #Road to Russia/ㄴ불곰국 일지 2020. 12. 9. 03:03

    전날 예카테린부르크 도착해서 한거라고는 장보고 숙소에 틀어박혀 요양하고 주방에서 안톤과 대화나눈 것 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음날에는 열심히 돌아다녀야지! 하고 길을 나섰는데 일정은 예카테린부르크 중심지를 돌고 저녁 6시경 러시아와 사우디의 개막전을 팬페스트에 가서 보는것이었다.

    길을 나서기 전에 밥을 먹기로 했다. 살짝 치즈맛이 나는 빵이나 안에 고기가 들은 만두같은 빵이 나름 입에 잘 맞는 편이라 빵+요거트+과일+탄산이 거의 주식이었다. 특히 러시아는 요거트가 너무나도 맛있었다. 나중에 정작 유산균의 나라인 불가리아가서는 너무 시큼해서 거의 안 먹음..ㅠㅠ
    아마 무가당이냐 당첨가냐 이런 차이였던 것 같은데 초딩입맛에는 달달한 러시아 스타일의 요거트가 맛있었다.

    눈누~ 어디 오늘도 맛있게 한통 먹고 나가볼까? 하고 나는 그냥 뚜껑을 땄을 뿐이었는데

    요거트가 폭발함;;;

    이건 마치 데이트 전에 머리 셋팅 다 하고 마지막으로 손 씻으려는데 머리 위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진 느낌?

    예전부터 러시아 하면 러시아 혁명이 떠오르던 나.

    나는 어릴적 올훼스의 창이라는 만화책을 본 적이 있는데 캔디나 베르사유의 장미 그림체의 만화였다.
    독일에서 잘나가는 집안 아들래미(로 위장한 딸이었음;)가 음악학교에 갔더니 거기에 인기많은 쾌남 선배가 있었고, 사실 알고보니 러시아의 혁명 세력이었던 것이었다! 
    여기에 러시아 혁명에 대한 내용이 제법 심도깊게 나와서 학창시절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했던 기억이 있다. 남주인공이 시련을 겪거나 힘들어하면 같은 뜻을 가진 다른 동료가 동지들을 생각하라며 사정없이 채찍?으로 후드려패면던 장면이 인상깊었다ㅎㄷㄷ..
    그리고 남주인공 이름이 알렉세이였는데 내용 중에서도 황태자 이름과 같다는게 너무나도 역설적이라는 그런 내용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러시아도 혁명으로 인해 또 다른 번영기를 가졌던 나라인데
    보통 혁명으로 인해 봉건적인 왕조가 붕괴되면 본보기로서, 아니면 후한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왕가 일족을 처형하게 되는 것 같다. 과거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일말의 여지를 없앤다는 그런 상징적, 필수적인 절차인가보다.
    프랑스는 왕,왕비를 교수형하고 왕자는 감옥에서 학대받다 죽었다지만 딸은 그래도 70세가 넘도록 살았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런거 없다. 한날 한시에 모두 한곳에 모아두고 갑자기 총살해서 다 죽였다. 그 도시가 바로 여기, 예카테린부르크였다.
    중학생때 이 사실을 책에서 읽고 와 진짜 그래도 되는거야? 라고 생각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었다. 

    아무튼 러시아 왕조의 마지막 장소에 오니 뭔가 어릴적부터 가지고 있던 기억들을 이 곳에서 짜맞출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일단은 볼 거리가 가장 많이 모여있는 중심지를 가보았다.

    예카테린부르크는 상뜨페테르부르크와 비슷한 독일식 지명이고 나에게는 낯설었지만 모스크바, 상뜨, 노보시비르스크 다음으로 인구수가 가장 많은 대도시라고 한다.

    예전에 학교에서 러시아가 동유럽에서부터 우리나라 북쪽에 이르기까지 큰 영토를 가지고 있는데 이 나라가 유럽이냐, 아시아냐에 대한 정체성 혼란도 있다는 내용을 배웠던 기억이 났다.
    우랄 산맥을 중심으로 동/서를 나누고 대부분의 번성한 도시는 대체로 서쪽이라고 했는데 이 도시는 그 우랄산맥의 동쪽 바로 옆에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여기 정말 너무 추웠다. 6월 중순인데 패딩잠바 입고도 덜덜 떨고 손도 다 부르트고 했는데 이 사진에도 패딩입은 분 지나감;

    오른쪽이 피의 성당이라고 하는 이 곳에서 최후를 맞이한 러시아의 마지막 왕, 니콜라이 2세 가족을 기리는 성당이다.

    뭔가 예뻐보이는 종탑같은 것도 보였다.

    카리토노프스키 공원? 러시아는 이렇게 큰 연못이 있는 산책공간이 꽤나 있는 것 같다.

    여기는 보나마나 연인들의 사진 스팟이겠지.
    우리나라로 생각하면 그냥 정자 있을만한 곳에는 이런 것이 있다. 영국 영화보면 비와서 남여 주인공들이 여기서 비를 피한다거나 하는 장면에서 많이 봤던 것 같다.

    비가 오다말다하는 꾸물꾸물한 날씨였지만 밝은 푸른색의 건물과 초록 이파리의 조화는 예뻤다.

    승천 교회라고 한다.
    성당과 교회는 어지간하면 내부를 다 들어가보았는데 사진 찍다 혼날까봐 내부 사진은 거의 없다. 그런데 나중에 트립어드바이져 찾아보니 다들 겁나 찍었더라 ㅂㄷㅂㄷ

    한켠에 보니 니콜라이2세 일가가 성인으로 묘사되어있었다. 이제와서 찾아보니 2000년대 초반에 성인으로 추대되었다고 한다. (종교적인 말로는 시성되었다고 하는 모양)
    아무래도 현대의 러시아에서는 자국 역사상 왕조의 마지막 왕을 어지러운 시대에 그렇게 잔혹하고 허망하게 몰살시킨 것에 대한 마음의 짐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아무튼 이것은 누가봐도 니콜라이 2세의 가족이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나가던 중년의 여성분에게 
    이즈비니쩨~ 에따 니꼴라이 드바?(실례합니다. 이거 니콜라이 2세인가요?) 했는데 눈길도 주지 않고 사라져서 속상했다..눈길이라도 주세요 ㅠㅠ

    나와 눈을 마주치는건 오직 이 비둘기 뿐....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이 피의 성당이 있다. 성당을 향해 우람한 체격의 남녀 동상이 역동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예카테린부르크 인증샷. 이쯤되니 얘도 얼굴이 많이 찌글찌글해지고 털도 많이 뭉쳤네..

    색깔이랑 생김새도 그렇고 점점 이렇게 되어가는 것 같단말야..

    조금 떨어져서 이렇게 보니 꽤나 예뻤다.

    역동적인 남녀 동상의 앞으로 가서 함께 또 찍어봤다. 제대로 앞에서 보니 저절로 소비에트! 가 떠오른다. 피지컬 진짜 장난아니다. 일 뭐든 잘 할 것 같이 생겼어...

    길만 건너면 바로인데 가는 방법이 마땅치 않아 길을 많이 둘러서 건너가야 했다. 4차선 이상의 도로, 횡단보도 없음. 

    길 가는 도중에도 또 니콜라이 2세 가족의 사진. 이 도시는 이들을 위한 곳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러시아에는 꽤나 서커스를 쉽게 볼 수 있는 것 같던데 한번은 봐볼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렇게 조금 큰 도시에서는 서커스 공연장이 있거나 했는데 ㄹㅇ 러시아 곰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것 같기도..

    역시 월드컵을 개최하는 도시라 그런가 트램도 이렇게 월드컵에 맞춰 옷을 입고 있었다.

    러시아는 민들레가 많다... 

    어느정도냐면 이정도로.

    나는 그냥 숨쉬면서 걸을 뿐인데 이 덩어리가 코로 훅! 들어옴..

    길을 가다보니 뭔지는 모르지만 동물친구들이 연주를 하고 있었다.

    같은 동물의 일족을 만난 기념으로 또 찍어줬다. 오른쪽 친구는 곰 같은데 팔다리가 길고 꼬리까지 길어.. 이건 도대체 무슨 동물인걸까. 흘러내리는 나비넥타이도 예쁘게 올려줄걸 그랬다.

    드디어 도착했다.. 피의 성당....
    내부는 찍지 못했지만 밝고 넓고 유난히 흰색/금색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 성당은 내부 베이스가 짙은 네이비 색상이어서 어두컴컴하다는 느낌도 받았는데 이곳은 밝고 깨끗하다. 이런 느낌이었다.

    성당 내부에는 역시나 니콜라이 2세의 가족에 관한 것들이 많이 전시되어있었고 아까 성모승천 성당에서 보았던 일가의 성인화 된 이콘이 많이 그려져 있었다.
    내부에서 길을 제대로 못찾고 갈팡질팡하니 누군가가 러시아어로 이곳저곳을 안내해줬던 기억이 있다.

    성당 외부에 있던 부조? 머리 뒤에 번쩍거리는 후광같은 것이 정교회의 핵심인 것 같았다.

    외부에도 이렇게 사진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여기와서는 이상하게 우루과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이보일까 궁금했는데 당장 다음날이 여기서 우루과이vs이집트 경기가 있었다.
    그러고보니 전날 숙소에서도 옆방에 아흐메드라는 이집트 사람이 있었는데.. 그래서였구나.
    어딜가나 목소리 크게내고 존재감을 뿜어내다못해 튀는 축구팬들이 있었는데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멕시코(개인적으로 1등인듯), 잉글랜드가 정말 엄청났다....

    그냥 예를 들면 스웨덴 팬들은 그냥 경기날 아니면 지들끼리 모여있어도 북유럽 특인가 조용조용했는데 우루과이, 멕시코, 아르헨티나는 어딜가도 국기 휘날리기는 기본 패시브, 응원템 꼭 지참ㄷㄷㄷㄷ
    잉글랜드는 평소에는 그냥그런데 경기날에는 광기에 미침.

    그거랑 별개로 그냥 가만히 있어도 주목받던 사람들은 아랍계+아프리카 팬들. 러시아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외양이어서 그런지 아주 주변에서 사진찍자고 몰려드는데 
    내가 겪은 일들은 진짜 1/10도 안되는구나 싶을 정도였다. 나같은 사람이었으면 뭐에요 살려줘요;; 하면서 도망쳤을듯.

    기껏 열심히 성당 돌고 나왔더니 옆에 뭐가 또 있었다. 뭔가 박물관 같은 분위기어서 가지 않았는데 황제 일가에 대한 곳이었던 듯 하다.

    사진으로 띡 띡 있으니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닌 것 같지 않지만 기력이 많이 떨어져서 햄버거 ㅠㅠ
    KFC에 가면 레몬에이드 같은 음료를 팔았는데 그게 정말 맛있었다. 러시아를 떠나며 다른나라 KFC에서는 다시 찾아볼 수 없었지만 저 음료의 상큼함과 청량감은 최고...  모히또 뭐시기였던 것 같기도 하고. 한국에 없는 메뉴였다.

    월드컵 버전 버스 정류장.

    뭔지 모르겠는데 초코렛 팔던 가게였다. 불곰국의 초코렛 포장지에는 귀여운 다람쥐와 곰들이 있었다. 

    지금에 와서야 찾아보니 러시아에서 유명한 초코렛이라고 한다. 특히 저 곰 포장지가 맛이 좋다고 추천을 하네.. 나는 왜 이런 곳에서 돈 쓰는 것을 주저했는지 ㅠㅠ 

    도중에 지난 공원. 큰 분수가 시원하게 있고 자그마한 성당이 있었다. 성당이야 한 도시에도 수도없이 많았지만 각기 모양이 다른 것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색상 패턴도 각양각색이고 무엇보다 쿠폴이라고 하는 저 번쩍이는 양파모양 지붕을 볼 때마다 그래. 여기는 러시아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큰 도로변으로 나오니 뭔 겁나 화려한 건물이 있었다. 예쁘다.. 무슨 테마파크 같았다.

    늘 생각했던 거지만 러시아는 의외로 색을 사용하는 데에 편견 없이 자유자재로 잘 쓰는 것 같았다.

    지도 중심이 현재 위치였고 그 주변으로 관광명소가 표시되어있다. 아무래도 이 부근이 관광하기는 좋은 곳이긴 했나보다. 큰 대로변을 끼고서는 강인지 뭔지 모르겠는 커다란 호수가 있었다.

    여기가 그 호수. 갑자기 비가 내리면 좌측의 지붕있는 곳으로 사람이 몰려들었다. 주변에는 세련된 고층빌딩도 보였다.

    아까 봤던 테마파크 같은 집은 유적지 같은 곳으로 개방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꽁꽁 닫혀있었다.

    세바스티야노프의 집이라고 한다. 어디서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돈 많은 상인의 집이라고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어떤 용도로 쓰고 있으려나..

    여기까지 과거 러시아의 모습을 보고 이제 현대, 그것도 국가적으로 큰 이벤트인 월드컵의 향취를 느끼러 출발!
    러시아에서 경기가 개최되는 도시마다 팬페스트라는 행사장이 있는데 대형 스크린이 있어서 단관을 할 수 있는 곳이라 숙소에 비치된 월드컵 안내 팜플렛을 보고 찾아가기로 했다.
    게다가 이 날은 러시아 월드컵 개막일이자 러시아와 사우디 개막전이 있으니 이왕이면 현지인들의 반응도 궁금하기도 했고 월드컵 분위기도 느껴보고 싶었다. 

    내가 팬페스트는 여기랑 나중에 볼고그라드에서 딱 두번 가봤는데 여기는 너무 외곽지역이었다.. 숙소에서 멀기도 했고.
    뭔 숲길 같은 곳을 따라서 하천도 건너고 한참을 사람들을 따라 걸었던 기억이 있다.
    도중에는 놀이공원도 지나감;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대공원 어디 구석에 자리잡은 그런 위치? 결국 나중에 숙소로 돌아갈때 즈음에는 와 진짜 왤케 머냐 미치겠다; 싶었다.

    도착했다 팬페스트...
    사람들이 꽤나 많았고 검색대에서는 금속탐지기를 통과하면서 가방을 다 까 뒤집어야했고 음료나 음료수 통 같은 것들은 죄다 버려야했다.
    물을 버리는게 아니라 통을 그냥 다 버려야했는데... 여행 전에 다이소에서 사온 텀블러가 이곳에서 버려졌다.. 안돼..
    예전에 평창 동계 올림픽을 보러 갔을때도 추워서 당떨어져서 힘들까봐 챙겨간 새콤달콤과 숏다리도 다 버려야한다고 해서 버렸었는데.. 역시 올림픽, 월드컵같이 큰 행사는 알짤없구나.

    월드컵은 코카콜라가 꽉 쥐고 있어서 모든 음료나 먹을것들은 다 사먹어야 한다. 경기장에서도 마찬가지라 모두 코카콜라에서 판매하는 음식과 음료를 마셔야하는데 겁나 비쌌다.
    하긴 이런 행사장에 건물 짓고 유지하는데 뽕은 뽑아야겠지.. 결국 콜라 하나 사먹었다. 대신 뚜껑은 따 따서 주기 때문에 콜라 잡고 뛰기 불가능, 산 순간부터 빠르게 탄산이 다 날아감.

    적당한 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언제적인지 모를 소련군의 모자를 쓴 아자씨가 앞에 있었다. 저렇게 키세스 같이 생긴 모자도 있었나??

    월드컵 개막식이 진행되고 푸틴이 뭐라 열심히 말하는데 처음 푸틴 나올때 사람들의 함성과 환호의 몸짓이 얼마나 컸는지 나는 아이돌 가수라도 나온 줄 알았다.
    푸틴이 부정투표로 140% 투표율이 나왔다는데도 이렇게 대통령 하고 있고 푸틴 달력을 너도나도 산다고 하니.. 확실히 타국에서는 부정한 독재자라도 자국에서는 인기가 많으니 유지가 되는구나 생각했다.

    월드컵 개막식 초대가수는 로비 윌리엄스. 내가 참 좋아했던 가수였는데... 크.. 2000년대 초중반쯤에 정말 많이 들었었지.
    그런 아저씨가 저스틴 비버 늙은 모습의 비주얼로 나타나서 삘 충만하게 건들거리며 노래 잘 부른다 했더니만 갑자기 카메라르 보면서 빠큐를 날려???? 아니, 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여기서는 막 사람들이 뭐 집어던지고 욕하고 흥분하지는 않고 갑분싸 되면서 저새끼 왜저래? 이런 분위기였다.. 캐쫄았네 진짜..

    골 넣는 순간이 아니라 다들 잠잠해진 무렵에서야 찍어서 그렇지 이렇게 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음 ㅠㅠ
    개막전은 러시아가 힘 빡주면서 가뿐하게 승리. 솔직히 러시아가 8강까지 갈 줄은 몰랐는데 아마 이때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을 경험한 사람들은 나처럼 또 그 기억을 오래 기억하며 지내겠지.
    당시에 러시아애들 피지컬이 이상하다, 도핑이다, 특히 골로빈, 체리셰프 뛰는게 말이 안된다는 말이 많았는데 딱히 지금까지 내가 기억나는 소식이 없다보니 결국 도핑 아닌걸로 결론이 났나보다.

    사우디 사람들인 것 같았다. 중동이라고 해도 모로코나 이집트에서는 저 옷차림 잘 안하는 것 같던데.

    이집트 팬. 살라? 한마디면 위아더 월드였다.

    내일의 적이 될 이집트와 우루과이 팬들. 그리고 나의 적이 될 스웨덴 팬. 국제적인 행사는 이런 재미가 있어서 좋다.

    들어올때는 온갖 경비 삼엄하게 하고 나갈때는 가냥 응~ 나가든지 말든지. 상태라 넘모 대조되었다.

    메세지 보드에 뭔가를 열심히 적는 러시아 남자들의 우정1

    여기는 도대체 정체가 뭔지 이런 오래된 화물 기차를 전시해놓은 것도 있었다.

    자국의 승리를 자축하는 러시아 남자들의 우정2.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I ♥NY 처럼 곳곳에 야♥예카테린부르크 라는 글귀가 있었다. 여기 마스코트는 다람쥐인가?

    마스코트 자비바카와 기념사진 찍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날은 인형을 어디 놓을 곳이 마땅치가 않아 잡고 찍느라 화면 구성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펜페스트 장소를 빠져나와 숙소로 가는길...
    평탄하고 별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버스 정류장 갔는데 30분동안 오질 않고 심지어 또 잘못타서 반대편으로 가고.. 다시 돌아가려니 날은 캄캄해져서 버스는 또 오지도 않아..

    현지시각 10시가 넘어가고 버스타는 사람들도 거의 없고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러다 택시라도 타야하나 싶었는데 어차피 이번에 잘못차면 택시각인데 그냥 오는거 타자. 해서 적당한 곳에서 내려서 겁나 오래 걸어갔다.
    해도 지고 길거리에는 사람들도 없어지고 보이는거라고는 차에 타서 러시아 국기 휘날리면서 빵빵거리는 사람들, 창문 밖으로 몸 반쯤 빼서 소리지르는 사람들 등등.. 우리나라 2002년이 생각났다.

    하지만 그때 나는 한국이었지 이런 아는사람 하나없는 외국이 아니었다는 점. 그리고 이렇게 늦은 시간에 나처럼 걷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 달랐다 ㅠㅠ
    아니 러시아에서는 10시 지나서는 밖으로 잘 안 돌아다니나!? 내가 사람 없는 동네에서 이러고 다녀서 그런거였나?!

    아무튼 이런 트램을 타고 11시 넘어 숙소로 돌아왔던 것 같다. 차고지 사진 아님, 유령버스 아님.
    숙소와서는 초죽음 되어서 다시는 안간다 팬페스트.. 내가 무슨 호강을 누리겠다고 그렇게 먼데까지 이시간에.. 하고 후회하며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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