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180607 크라스노야르스크 2일차, 10루블의 명소를 찾아서.
    #Road to Russia/ㄴ불곰국 일지 2018. 12. 18. 17:25


    숙소 근처에 마트가 있어서 이것저것 많이 사왔는데 러시아 물가 혜자다.
    한 이틀치 식재료를 사도 만원이 넘지 않는다. 그래서 이거 먹고 싶다, 어 저거도! 하면서 자꾸 과소비를 하게된다..

    워낙 크라스노야르스크를 들른 이유는, 이르쿠츠크에서 바로 예카테린부르크로 가기는 먼 것 같고 그렇다고 노보시비르스크에 가자니 그닥 땡기는게 없었다.

    그런데 여기는.. 뭣! 국립공원! 트레킹! 여러가지 기암석!? 기암절벽!!! 그래. 숲이다.. 숲을 가보자! 해서 겸사 오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날은 정보도 없고 늦게 일어나기도 했고 해서 일단 예전 10루블 지폐에 있다는 예배당?을 가기로 했다. 어쩌다보니 러시아 지폐 명소에 자꾸만 가게 되네...
    그 곳은 12시 정각이 되면 예포를 쏘는 것으로도 유명하대서 뭐..대포... 대포를 정말 쏜다고? 하는 호기심도 강했다.

    구글맵에서 찾아보니 숙소에서 걸어서 40분이면 갈 수 있다기에 믿고 출발했는데...

    뭔... 미친 고속도로 같은데를 건너가라고 하질 않나... 알려주는대로 갔더니 폐공장에서나 볼법한 것들이 튀어나와서 사람을 놀래키질 않나 ㅠㅠ
    코스가 제법 험난하다.

    멀리서도 보면 뭔 언덕 허허벌판 꼭데기에 초록색 뾰족한 것이 하나 보이는데 바로 거기였다.


    인도다. 차들이 쌩쌩다니는 큰 도로인데 길이 있다가 사라진다.. 어릴적 학교에서 평행봉 위를 걷는 느낌으로 걸었다.


    오르막을 올라간다. 목적지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시간이 정오에 가까워졌는데도 사람 한 명을 못봤다. 창고 같은 건물이 줄지어 있는데 갑자기 안에서 문을 부수고 튀어나오며 손에 뺀찌를 든 무언가가 뛰쳐나올까 무서웠다.


    자동차 휠로 출입문을 장식해놓은 러시아 감성..


    귤귤TV) 러시아 길냥이는 다 품종묘다!?

    그렇게 약 15분? 정도 올랐을까 대포를 쏘는 12시에 늦을까 허겁지겁 올라오니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차도 많고 갑자기 북적이기 시작한다.
    가까스로 12시 5분 전쯤에서야 헉헉거리며 도착하니 국내에서도 관광 명소인지 관광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도 많고, 유치원 아이들도 많고, 각자 차를 타고 온 사람들로 붐볐다.



    그냥 언덕인 줄 알았더니 이름도 있는 산이었다.
    근방은 너른 풀밭이고 아래로는 잘 닦여진 길이 딱히 있는건 아니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생긴 길이 여러갈래로 많았다. 건너편에는 크라스노야르스크의 전경이 잘 보였다.

    Paraskeva Pyatnitsa Chapel / Часовня Параскевы Пятницы

    쨘. 바로 이곳이 10루블 지폐에 있는 그 곳이다. 성당은 아니라 작은 규모의 예배당인데 순교자 Paraskeva Pyatnitsa를 위한 곳이라고 한다.
    지금은 10루블이 동전이지만 이전에 지폐로 통용되었을 때 앞면 그림으로 있었다.
    나도 이때까지는 구 10루블 지폐를 실물로 못 봤지만 나중에는 작은 슈퍼에서 거스름돈으로 받아서 보고 너무나도 신기했다. 결국 10루블 지폐는 기념으로 끝까지 쓰지 않고 한국으로 가져왔다.


    구 10루블 지폐와 현 10루블 동전.

    예배당 바로 아래의 전망대에 왜 사람이 많냐면 아래에 대포가 있기 때문이었다. 우측에 보이는 것이 정오에 예포를 쏜다는 그 대포.

    전망대에는 유치원에서 왔는지 올망졸망 허리춤 아래의 작은 아이들이 안전조끼를 입고 있었는데 예포를 기다리며 계속 10부터 1까지 카운트 다운을 하는 게 귀여웠다.

    포를 쏘는 순간을 동영상으로 찍다가 힘들어서 잠깐 어우, 끊었다가 다시 찍자.. 하고 녹화 끊은 그 순간 귀신같이 쏴버렸다. 하.. 인생..... 왜 참지 못했나 ㅠ
    어쨌거나 그 순간은 진짜 천둥이 치는 것처럼 큰 소리가 쾅! 하면서 나는데 새빨갛고 커다란 불꽃이 번쩍이는 것이 정말 신기하고도 놀라웠다. 와... 이건 한번쯤 볼만한 구경거리라고 생각한다.



    성당 건물의 지붕은 예전에는 붉은 색이었지만 몇 년 전에 고증에 맞춰 초록색으로 바꿨다고 한다. 붉은색이었을 때에는 눈 덮힌 겨울에도, 잎이 푸르른 때에도 예뻤을 것 같았다.

    아랫쪽에서 본 뷰가 상당히 예뻤다. 아기자기하고...

    포를 쏘고나서 10분쯤 지나면 사람들은 볼거 다 봤다는 심정으로 다 사라지는데 한적하게 보려면 이때 둘러보는 것이 좋다.

    예배당 바로 앞에는 뭔 가판이 세워져있고 나무로 된 조각? 기념품과 10루블짜리 확대 복사본이 있는데 정작 사람이 없다.

    뭐지 이거? 하는 순간
    그 옆에 세워진 차에서 수베니에˜르. 하면서 어떤 아저씨가 너에게서 돈을 꼭 뜯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정으로 튀어나오니 살 생각이 없으면 건드리거나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10루블 지폐를 보면 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예니세이강의 다리와 세계에서 규모로 손꼽힐 정도로 큰 댐? 이 있다고도 했는데 댐은 차마 그거 보겠다고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느정도 둘러보고 다시 산을 내려갔다.

    이 때는 그냥 덥기도 하고 괜히 힘이 부쳐서 여기저기 다녀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대포 아래로 너른 동산을 좀 걸어볼걸. 하는 생각이 든다.

    내려갈 때는 올 때와 다른 길을 찾아서 나름 지름길이라고 찾아갔더니만 길이 다 이모양이다..
    이런걸 어떻게 지도에서 길이 있다고 표시한거지? 싶기도 하고 심지어 어디는 출입금지에 막다른 길인 경우도 있어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다들 택시타거나 해서 쉽게 오르내린다던데 나는 그냥 우직하게 걸을 뿐...

    다녀온 성당을 가려면 이 길을 건너고 건너 우측에 나있는 오르막을 오르는데 여기 횡단보도 없어서 저-멀리 멀리 가서 돌아가야하므로 참고.

    멀리서 바라본 예배당.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지만 뭔 공업용 파이프 같은 걸로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 뭔가 공업지대 같은 느낌도 나고. 

    이건 지나가다 본 유대교 성당. 지나가면서 그냥 생각없이 막 찍었는데 뭔가 중동스러운 느낌이 나기도 했다. 

    그리고 러시아에서 이렇게 어딘가가 부서지거나 없거나 한 자동차들을 많이 봤는데 정작 운전자는 이런 걸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굴러가기만 하면 되는거 아냐? 이런 생각인건지...
    이래서 불곰국 불곰국 하는 건가? 


    다음은 Prelate Nikolay Steamship Museum 니콜라이 증기선 박물관편.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