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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3월 올레길을 마무리 지으며.. 총평.(+추천코스)
    #제주 올레길 2017. 8. 6. 13:57


    이전에 포스팅 했던

    올레길을 준비하는 초행자에게 전해주고 싶은 팁

    2016 제주도 올레길 - 다녀와서 평가한 나의 짐싸기

    를 이어 3월 초 봄에 다녀온 올레길에 대한 정보를 알리고자 글을 더 써본다.


    *날씨

    바람불면 춥다. 그런데 바람이 많이 분다.

    해안가 코스를 걸으면 바람에 맞아서 얼굴이 아프다.

    완전히 맑은 날보다 비가 오다말다 하고 변덕이 심한 날이 대부분이었다.

    해가 쬐면 더운데 바람이 불면 춥다. 즉 춥고 더움이 공존하는 요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옷차림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지 않으면 몰아치는 바람과 햇볕에 얼굴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오.

    무조건 편하고 잘 마르는 것으로 준비.



    *어느정도로 몸이 피폐해지는가

    여유자금이 많으면 도중에 있는 식당을 이용해도 좋지만 대체로 비쌈.

    편의점을 못 만나서 배와 목을 채우고 축여줄 수 없을 때..

    내가 지금 뭔가 입으로 넣고는 싶은데 목이 마른건지, 배가 고픈건지 구분이 안될정도가 될 수도 있다.

    신발이 익숙하지 않거나, 그렇게 15km이상을 걸어본 적이 없다면

    1. 물집이 생긴다.
    2. 발목이 아프다.
    3. 종아리와 허벅지가 아프다.
    4. 무릎과 허리가 아프다.
    5. 피곤하고 배고프고 목마르고 아프다.
    6. 나는 그냥 걷는 기계다.

    이 순서로 진행이 될 것이다.


    *많이 새까매 지는가

    내가 코쟁이도 아닌데 이틀째부터 코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코 가죽이 벗겨지는 경험을 했다...

    사람 얼굴에서 제일 밖에 튀나와서 볕을 많이 쬐다보니 그런 듯;;

    정말 강하게 타면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얼굴, 특히 코는 신경을 써주면 좋다.

    3월 초, 햇볕이 강하지 않은.. 심지어 대체로 흐린 날에 일주일 걸었는데 이렇게 됐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양이지만.. 돌아와서 바로 다음날 찍은 사진이다.
    아니 무슨 고등어도 아니고 손이 앞 뒤가 달라! 경계선이 있어 왜!!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원상복귀.

    하루종일 걸으면서 타지 않는다는 것은.. 과한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머 선크림을 열심히 바른다거나 챙이 있는 모자를 쓴다거나 노력을 한다면 확실히 정도는 줄겠지만..

    특히 이맘 즈음(현재 8월 초)해서 다시 생각해보니...
    여름에 올레길 걸으면 정말... 초죽음이 아닐까 싶은데..... 나라면 절대 이 때 걷지 않겠다.

    봄/가을 추천합니다;;; 제발;


    * 깨달음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마다 내가 올레길을 걷도 있다고 하면 아, 그냥 여행하는 종류 중 하나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지 않고

    뭔가 힘든 일이 있나보다
    생각할 일이 많아서 득도하려고 걷나보다
    지금 쟤는 인생의 갈림길에 있는 거 같다

    이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그냥... 제주도를 더 구석구석 보고 싶어서 걸은 것일 뿐인데... 왜....

    편한 것을 놔두고 짐을 겁구이 등딱지마냥 걸치고선 구질구질한 모양으로 걸으니
    뭔가 고행을 하는 내면의 무언가를 찾아 떠나는 여행자처럼 보이나 보다.

    나도 솔직히 뭐 완전히 편안한 상태로 그저 즐기기 위한 마음으로 떠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걸으면서 갑자기

    나무아미타불.. 생명은 귀한 것이며 모든이의 마음에는 선이 깃들어 있도다.. 허허

    하면서 득도를 한 것도 아니다.
    단순히 혼자이고 싶고, 익숙한 곳을 잠시 떠나고 싶었고, 새로운 것을 보고 싶었다.

    그 사이에 생각할 시간이야 평소에 비하면 월등하게 많아지긴 했지만
    그 생각할 시간에 내면의 무언가를 깨우치거나 하진 않았다.

    솔직히 걸으며 생각했던 것은

    춥다
    덥다
    힘들다
    배고파
    아 언제 끝나냐 이 코스 (여기까지가 70% 이상의 지분 소유)
    편의점은 언제 나오지
    와 저거 뭐냐
    신기하다
    이상하다
    아 씻고 싶다

    이게 대부분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초적이지 않은 것으로는 음...

    아 그때 그세키 진짜 개짱났네
    그놈 그냥 패버릴걸
    나한테 이랬던 놈 나중에 복수한다
    너 두고봐라

    ...???????????
    뭐 이런.... 그래.. 어떻게 보면 자기발전을 위한 생각일 수도 있긴 하지만...ㅎㅎ...

    사람마다 느끼고 생각하고 얻는 것이야 다 다르긴 하지만
    그렇다고 꼭 갑자기 공자나 석가모니처럼 득도해서 만물의 이치를 깨닫지는 않는 듯 하다.

    마치 인도에 가면 생과 사의 경계를 깨닫고 인생의 진리를 알게 될 수 있을 거라는 이상한 환상과 같이
    걷는다. 라는 행위에는 그런 어렴풋한 것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누군가는 득도와 인생의 방향을 잡는 것을 목적으로 열심히 걷고 있어서
    그렇게 될 수도 있지.
    같은 길 위에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뭔가를 결정하기 위해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아무래도 그렇게 목적이 분명하다면 뭔가를 얻기는 더 쉬울 것이다.

    결론은 사람마다 달라요~

    아마 내년에 산티아고 가서도 난 올레길을 걸었을 때와 같이 덥다 힘들다 배고파 하며 걷겠지.



    * 그래서, 올레길 좋아?

    ㅇㅇ. 좋다.

    내가 생각했던 제주 구석구석, 여러가지 풍경을 보고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혼자 다녀서 더 좋았다.

    사진 찍고 싶을때 죽치면서 계속 있고 쉬고 싶을때 마음껏 쉬고..

    코스에 제주의 이것저것을 담으려는 노력이 있어서 많은 것을 느끼기도 했다.

    단점은 과거 올레길에 좋지 않은 일이 있기도 했고.. 확실히 쫄려서 무서운 코스도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늘상 누군가와는 비상 연락이 되도록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여성분들은 꼭 공항에서 비상 무전기인지 암튼 그거 받으세요.

    그런 안전의 위험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만족도가 높았던 시간들이었다.


    * 제주 올레길 추천 코스

    20코스 : 바닷가 풍경이 예쁘다. 풍력발전기와 있는 모습이 그림 같다. 바다 색깔 예술. 도중에 식사 해결하기 용이하다.

    1코스 : 어서와, 이게 제주야. 하는 듯 한 제주도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다. 종합 선물 셋트 느낌.

    1-1코스 : 제주 안의 섬, 우도. 풍경이 더 이색적이고 우도 등대 보고 내려오는 길 평지에서 보는 풍경이 굉장히 이국적이다.

    5코스 : 동백군락만 믿고 가는 코스. 동백꽃 있을 때 가야 한다.

    곶자왈 : 올레 코스는 아니지만 이왕 걷기로 생각한 올레꾼이라면 꼭 가서 구경하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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