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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제주도 올레길 - 3월 10일 8일차 곶자왈,하멜 (하멜은 참 좋은 곳에 내렸더라.) -2
    #제주 올레길 2017. 8. 6. 12:50

    여기가 하멜상선전시관을 가기 전 갔었던 곶자왈.

    그리고 여기가 하멜 상선전시관인데...
    뭐 저정도야 올레길 일주일을 걸었던 내가 못 갈 쏘냐!! 하고 패기 넘치게 걸어가기로 했다.

    귤은 감귤 달콤-1호 비료를 먹고 그렇게 맛있어지는 것이었다...
    감귤 전용 비료가 있었다니ㅋㅋㅋ 새로운 사실!
    심지어 이름도 귀여워. 달콤-1호!

    그리고 그 옆 비료 포대에 수북히 쌓인 조개 소라 껍데기들..
    뭐지. 농사에 쓰는 건가.

    그리고 나는 걷는다....

    양배추 밭을 지나고...

    도로변을 따라 쭉....

    이 산 뭔지는 모르겠는데 디테일이 정말 끝내줬다.
    가까이 갈 수록 웅장하고 거칠거칠하고 시원스러운 것이 뭔가 상남자 스타일.

    신기하게 생긴 지형.

    여기는 뭐 저런 레저 바이크로 유명한 곳이었는지.. 저렇게 멋들어지게 쌩 하고 모래바람 일으키며
    쭈굴쭈굴한 뚜벅이 옆을 많이들 지나갔다.

    나는 그저 와.. 편하겠다. 부럽당.. 하면서 모래먼지를 맞아가며 쿨럭쿨럭 기침을 했지.

    여기는 올레길 코스가 아니라 나처럼 무식하게 걷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진짜.. 여기... 모래바람 장난 아님.
    사하라 사막도 이정도는 아닐거다 싶을 정도로 정말... 바람이 부는데 막 누가 모래로 싸닥션 날리듯이 뿌리는 줄 알았다.

    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지도가 가라고 하니 그저 따라 간다..

    여전히 모래바람은 내 얼굴을 사정없이 갉듯이 후려치고 있었다.

    그러다 드디어 발견. 호오옹????

    하지만 하멜은 일본 나가사키 가던 길에 표류되서 제주에 왔다가 한양으로 압송되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돌려보내주지도 않고 억류되다 겨우 탈출한....

    그동안 못 받은 임금을 받으려고 책을 썼는데 내가 이렇게 고생했다 이샛기들아!! 하면서 약간 과장된 면도 있기야 하겠지만
    나같아도 집 보내달라는데 13년동안 안보내주고 그러면 좋은 감정이 생길 수가 없을 것 같다;

    여기가 생긴지 오래된 것 같아도 알고보니 2002월드컵 이후 히딩크 덕에 네덜란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고,
    2003년쯤에 조성해서 지금 이 모양이 되었다는 듯 하다.

    응? 이건 또 뭐지. 이왕 온 김에 구경이나 해볼까?

    는 꺼져. 너 따위에게 보여줄 수 없다!! 하는 듯한 표지판......
    슬프다........

    막상 그렇게 애달프게 보고싶지 않았어도 이렇게 되면 더 보고싶어진다.

    풍경 좋고~

    내가 굳이 이곳에 오려고 했던 이유.jpg

    호...호에에엥.....

    네덜란드 한정판과 함께 사진을 찍어줬다.

    하멜 하면 박연이 생각나는데...
    박연이라는 이름으로 살던 네덜란드인이 수십년 만에 이 먼 나라에서 자국민을 만났을 때의 느낌은 어땠을까.
    같이 말을 나눌 사람도 없어서 거의 다 잊어서 서투르게 모국어로 대화를 했을때 고국이 더 사무치지 않았을까.
    기록으로 박연이 하멜과 대화를 나누고 소매가 다 젖을 정도로 울었다고 하니..
    낯선 이국 땅에서 타의로 갖혀버렸던 하멜과 박연을 생각하면 또 짠해진다.

    오.... 오오!!!! 전시관? 신난다! 어서 들어가 보자!!!
    강풍? 우천? 오늘 그런 날씨도 아니잖아! 어서 가자구 친구들!

    응 안돼, 돌아가. 오늘 강풍이야.

    .............................................아니, 왜.......

    그리고 나는 쓸쓸하게 뒤 돌아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찾아 떠난다....

    솔직히 뭐 굳이 찾아서 올 곳은 아니지 싶긴 하지만 일단 터는 굉장히 좋다.
    방문하느냐, 마느냐는 본인의 선택.

    올라가는 길에 이 불상도 굉장히 눈에 띄어서 재밌었다.

    어느정도 또 올라가니 이 배들이 보인단 말이지...
    저 배들이 대게 중국 어선이라는 걸 알고나서부터 보면 으......... 좀 징글징글해졌다.

    이 사진 찍고 또 확대해서 보니까 배마다 빨간 국기 달린게 보임....아니, 어쩌면 그래요;;;;

    공항에 가기 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전날 게스트 하우스에서 추천 받은 고기면? 뭐라그러지. 암튼 맛난 고기가 들어있는 면을 먹으러 출발.

    멍멍이.. 왜 다쳤어..

    가게 위치도, 이름도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데...

    여기 진짜.. 김치도 맛있고 육수도 맛있고 고기도 맛있고 면도....
    내가 식도락에는 워낙 관심이 그닥 없는데 이건 정말... 먹으면서 울뻔 했다.

    그동안 배고프고 목마르고,
    나중에는 뭔가가 지금 모자르긴 한데 이게 배가 고픈건지, 목이 마른건지 구분이 안간다.
    싶을 정도로 힘들게 다녔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다니다가 이렇게 따스하고 맛난 음식을 먹으니 지난 날의 고생이 떠오르면서 눈물이 찔끔...

    솔직히 3월의 제주는 꽤 괜찮았지 싶다.
    나같으면 절대 올레길 여름에 안걷는다.... 죽어요..... 이런 자전거 하이킹도 마찬가지로 봄, 가을이 좋은 것 같다.

    이렇게 전 코스를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맛이라도 보고 공항가는 버스에서.

    피곤하고 졸리고 그냥 버스에 타면 자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심숭생숭해서 잠도 못자고 계속 바깥 경치만 바라봤다.

    제주도여 다음에 다시 만나요!
    나 산티아고 가기 전에 또 연습하러 갈테니까 내년에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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