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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904 1일차 생장에서 드디어 출발
    #Road to Russia/ㄴ산티아고 일지 2018. 9. 6. 05:03


    남기고 싶은 말이 두가지 있다.

    1. 가방은 다음 도착지로 무조건 보내라.
    2. 스틱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분명 전날 순례자 사무실에서 받은 안내서에는 7시간~ 7시간 반이 걸린다했는데
    11시간 걸렸다......

    스틱없고 가방 15키로?를 짊어진 상태로 생지옥을 경험했다.

    해발 1,400미터는 너무나도 힘들다 못해 고통스러웠다. 누구 죽이려고 이런 코스가 있나? 싶을 정도로.

    우왕 높이 올라가네?
    아..힘들지만.. 그래도 풍경 예쁘다
    힘들어
    아 ㅁㅊ...이제 그만...
    얼마나 더 올라야 만족하는거야..
    제발 끝내줘...
    아 이러다 조난당해 죽나

    당시 내 의식의 흐름.

    걸어도 걸어도 조금씩 나아가기는 하지만 좀처럼 론세스는 신기루처럼 아른거리기만할 뿐.. 좀처럼 내 두다리로 갈 수 없는 곳 같이 느껴졌다.

    6시 반에 숲을 나와 눈 앞에 큰 성당이 보이고, 곧 가까이 가니 시야 한쪽에 불규칙하게 흩날리는 알록달록한 빨래들을 보고서야
    아.... 왔다..... 싶으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진짜 누군가에게는 할 만한 코스라고는 하지만 나에게는 이러다 뒤지나? 이렇게 800키로 걷는거면 나 걷는거 다시 생각해봐야하는 것 아닌가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그냥 간단히 나에게는 이 날 코스가 상상한 것 그 이상의 고통과 괴로움 그 자체였다.

    론세스에서 유일무이한 성당에 딸린 공립 알베르게는 참 좋았음....
    특히 자원봉사자분들이 정말 친절하고 허튼소리, 간단한 문의에도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알려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했다.

    27키로... 1,400미터 등산에 15키로 가방...
    후...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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