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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머스 H. 쿡 - 밤의 기억들
    #크레마 샤인 2017. 8. 16. 17:41

     

    토머스 H. 쿡의 작품은 붉은 낙엽으로 시작해서 채텀스쿨어페어를 지나 이번에는 밤의 기억들을 읽게 되었다.

    나는 뭔가 빌이 꽂히면 그 작가 작품들을 후루루루룩 몰아쳐서 읽는 편인데
    확실히 토마스 H. 쿡 아저씨의 작품은 그러기엔 정신적 소모가 꽤 강렬한 편이다.

    그 분위기와 삘에 충만해지고 싶다면야 읽는 것이야 선택한 사람의 몫인데 그것까지 뭐라하긴 좀 그렇지만
    대부분의 추리, 스릴러 작품이 후반으로 치닫을수록 의문점이 해소되면서 카타르시스가 충족되고, 감탄하고, 개운해진다고 한다면
    이 작가는 그냥 뭐든 마지막을 보고 나면 

    '.....아................................ ...... 어........... ..........' 하게 된다.

    인간의 본질과 사람과 사람간의 복잡한 감정선을 뒤트는 재주가 일품인 작가인데다
    사람과 이 사회의 이중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고 해야할까.

    책을 읽는 와중에도
    요 네스뵈는 그냥 저 사람이면 저 사람, 이 사람은 그냥 이 사람. 이런 단편적이고 작가가 서술하는 것이 곧 그 사람인데
    토머스 쿡은 저 인간 분명 뭐 있다. 저 새키 저거 믿을 수 없어. 네가 그 놈이냐 임마?? 너 꿍꿍이가 뭐냐? 이렇게 보게 된다.

    어쨌거나 전개 플룻에 맞게 후반부 거의 말미쯤에는 어김없이 클라이막스가 파바바바방!! 하고 터지는데
    책을 마지막 장까지 다 봤다고 해서 끝이 아니고 인셉션에서 코브가 팽이 돌리고 어디론가 떠난 그런 느낌.
    계속 곱씹어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 이 아저씨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읽고 나면 힘들어....
    생각해보니 세 편의 작품 다 이랬어.....

    무슨 말인지는 읽어본 자만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보니 토머스 H. 쿡의 작품은 다른 것들과 섞어서 보는 것을 권합니다.

     

    어쨌거나 감상을 시작해보자.

    『심문』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에 소개되는 쿡의 작품으로, 범죄와 자살, 그리고 미스터리가 한데 어우러진 밤의 이야기다. 유려한 문장 표현과 미스터리한 스토리의 완벽한 조화를 선보이는 저자는 이미 미국에서는 현대 미국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로 꼽힌다.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집요하고 고통스럽게 파고들지만, 그 문체만큼은 너무나 섬세하고 아름다워 독자들은 공포와 함께 슬픔을, 절망과 함께 희망을 동시에 느끼며 묘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곤 한다.

    자살을 준비하고 살아가는 작가 폴 그레이브스. 자신의 친누나를 살해한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미스터리를 창작하던 중, 리버우드 가문의 대저택에 초대를 받는다. 50년 전 살해된 딸의 죽은 이유와 살인자를 밝혀달라는 것. 과거를 추적할수록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에 괴로워한다. 결국, ‘그의 기억’에 의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날의 비밀이 밝혀지고, 그 기억의 후유증은 책장을 덮고도 한참동안 지속된다.

    살인이라는 큰 사건 안에서 잠재된 삶의 비밀과 인간의 가장 사악한 행동에서 드러나는 유혹의 목소리를 다루는 『밤의 기억들』은 쿡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판사 리뷰다.

    소설작가인데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일을 한다고?
    상상력이 뛰어나니까 역시 추리에도 발군인 그런 사람이 주인공인건가. 하고 선택한 밤의 기억들.

     

    언제나 끔찍한 장면을 떠올리는 무대는 외떨어진 농가였다. 그레이브스는 직접 경험해봐서 그런 외딴 농가들이 갑작스러운 폭력과 죽음에 얼마나 취약한지,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뭔가 좋지 않은 과거를 간직한, 여성은 피해자가 되기 쉬우며 외진 공간을 예비 범죄 현장으로 보는 독신의 추리 소설작가가 주인공이다.

    그러다 어느날 리버우드라는 곳의 별장에 초대되고 그 곳에서 50년 전에 딸이 살해당했지만 미제사건으로 끝나버린,
    페이예라는 소녀의 어머니를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녀에게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필요해요. 그래서 선생님을 초대한 거예요. 해리슨 부인의 마음이 평온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드리려고요."
    "이야기요?"
    그레이브스가 물었다.
    "그래요, 이야기."
    앨리슨의 대답은 단호했다.
    "진실일 필요는 없어요. 사실 진실일 수가 없죠. 하지만 이야기는 두 가지 조건에 들어맞아야 해요. 첫째 '범인'은 해리슨 부인이 아는, 리버우드에 사는 사람이어야 해요. 우연히 숲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이 페이예를 죽이고 영원히 사라졌다는 식은 안돼요."

    이 소설에 독특한 점이 있다면,
    작중 주인공인 폴 그레이브스 (그레이브즈? W평Q평E평R점화?)가 잘 나가는 시리즈물의 작가인데
    슬로백이라는 형사가 케슬러라는 잔혹한 살인귀를 쫓는 내용이다.
    그의 소설 속에서 슬로백은 케슬러와의 오랜 추격에 이미 모든 것이 만신창이가 되었고 케슬러는 심복 사이크스와 2인 1조가 되어 잔혹한 살인을 계속해서 자행한다.

    이런 소설 속의 소설을 소개하고, 심지어 시리즈별로 내용도 알려준다.
    소설가가 대단하긴 해...
    저 슬로백 시리즈의 단편 단편만 작중에 알려줬을 뿐인데 와 저거 뭐야 아예 따로 출판되도 보겠구만. 싶을 정도로 흥미가 생기더라.

    주인공이 소설가다 보니 실제 작가가 어떤 방법으로 글을 쓰는지도 언뜻 알 수 있을 법한 구절도 있다.

    리버우드로 떠나기 전까지 쓴 마지막 장면을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슬로백은 건물 옥상 구석진 곳 끄트머리에 서 있었다. 등 뒤로 거대한 도시가 펼쳐져 있었다. 첨탑과 검댕이 잔뜩 묻은 굴뚝이 '피로 물든 것 같은 새벽 공기'를 뚫고 서 있었다.
    그레이브스는 '피로 물든 것 같은'이라는 대목을 잠시 쳐다보다 너무 섬뜩하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아침노을을 표현하려는 말을 와인 빛깔로 바꾸려다 이내 암홍색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그런 단어들은 너무 부드럽고 낭만적이다. 결국 색깔로 표현한 부분은 전부 들어내기로 하고 해당하는 부분에 재빨리 X자를 연달아 쳐넣어 지워버렸다. 슬로백은 이제 들쑥날쑥한 도시의 모습을 등지고 서 있었다. 검은 그림자로만 보이는 도시의 색깔은 이제 글을 읽는 독자들이 상상해야 할 몫이다.

    그러나 이 작가에게는 암울한 과거가 있다.
    부모님이 불의의 사고로 함께 세상을 떠나 누나와 함께 살던 도중 하나 남은 가족인 누나가 잔혹하게 살해당한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모든 것을 보았음에도 입을 다문다.
    그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 사건이 떠오르고 연관되어질때면 당시 참혹한 현장에 있었던 어린 소년이 되어버린다.

    그 후로 수십년이 지난 현재에도 과거의 참혹했던 현장, 그때 보고 들었던 것, 그 이후에 계속해서 진실을 알고 싶어했던 보안관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주인공의 머릿속에 보이고 울린다.

    상상하시는 대로 해리슨 부인은 연세가 꽤 많으세요. 딸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 못한 채 돌아가시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지금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어요. 부인을 평온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그녀가 궁금해하는 답을 알아야 가능한 일이죠. 페이예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거예요."
    그녀의 눈길은 마치 뭔가를 꿰뚫어보는 것 같았다.
    "답을 알지 못한 채 눈을 감게 하는 건 잔인한 짓이에요. 그렇지 않아요?"
    머릿속에서 슬로앤 보안관의 부드럽고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발, 얘야. 네 누나를 누가 죽였는지 모른 채 내가 죽게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구나.>

     

    페이예의 시신을 촬영한 사진은 별도의 봉투에 담겨 짐 프레스턴, 그리고 시체를 우연히 발견했다는 안드레 그로스먼의 조서 사이에 끼어있었다. 봉투 겉면에는 간단하게 '현장'이라고만 적혀 있었는데, 포트먼 형사가 '범죄 현장 사진'이라는 말을 간단히 줄여놓은 것이 분명했다.
    사진이 든 봉투를 책상 위에 올려놓는데, 오래전 공포가 자신을 옥죄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몸속에 든 수천 개의 조그만 철사가 갑자기 팽팽하게 당겨지는 기분이었다. 그는 철사들이 끊어지기 시작하면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레이브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에서 뛰쳐나간 다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터였다. 오두막에 도착할 무렵이면 그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온몸이 떨릴 것이다. 그웬의 장례식을 하루 앞 둔 저녁, 플렉스너 부인이 그를 데리고 시체가 안치된 장례식장에 데리고 갔을 때와 똑같은 상황이었다.

     

    "그럼 그들이 등장인물이군요. 그 인물들 가운데 페이예 해리슨의 목을 조른 사람이 있을 테고요."
    그레이브스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쩌면 전혀 낯선 사람이 범인일 수도 있습니다."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꼬마야, 여기서 뭘 하냐?>
    "누군가가 숲 속에서 갑자기 나타나 페이예를 죽인 후 다시 그리로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어두워서 길을 잃은 거니? 미아가 된 거야?>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 묻어난 오래전 두려움을 느꼈다. 엘리너도 눈치 했으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혼자 고군분투하며 사건을 알아보던 도중 리버우드의 또다른 초청객, 엘리너를 만나고
    점차 파트너 같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둘은 함께 애를 쓴다.

    하지만 강력하게 용의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이미 다 세상을 떠버렸고 남은 것은 몇 되지 않는 상황.

    남은 사람들을 조사하며 모든 것이 완벽하고 평화로워보였던 리버우드에도 갈등이 있고
    각자 무엇인가 감추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한 사람씩 찾아가 증언을 듣고, 이 사람이 범인인가? 하는 분위기로 꽤 많은 분량이 소요된다.

    "모나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똑똑하기도 했고요. 늘 쾌활했죠. 그런 여자를 아실 겁니다. 목숨을 걸어서라도 얻고 싶은 그런 여자 말입니다."
    그레이브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면 살인을 해서라도 얻고 싶은 여자?'
    그는 속으로 묻고 있었다.

    그 와중에 점점 그레이브스의 과거 사건도 조금씩 덕지 덕지 검은 얼룩이 뭍은 잔을 닦아내듯 모습을 드러내는데..
    사실 자신이 만들어 낸 슬로백 시리즈의 잔혹한 2인조 케슬러와 사이크스는 과거의 사건에서 차용해 그들을 알리고 있던 것이었다.
    하지만 엘리너에게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누군가 실존 인물을 보고 묘사한 건가요?"
    도로에 눈을 고정한 채 엘리너가 물었다.
    "슬로백 말이에요."
    "아닙니다."
    그는 거짓말을 했다. 슬로앤 보안관이 먼지를 흩날리며 얼마나 먼 길을 달려와 플렉스너 부인의 집까지 왔는지, 지친 듯 무거운 발걸음으로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올라와 늘 몸을 굽히고 '소년'과 한 번이라도 더 이야기를 나누려 했는지, 그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케슬러는 어떻죠? 알거나 들어본 사람을 본떠 만든 인물인가요?"
    엘리너가 물었다.
    "아닙니다."
    "사이크스도요?"
    그레이브스는 고개를 흔들며 간단하게 답했다.
    "상상 속 인물이죠."

    계속해서 과거를 생각하게 하는 고통을 겪으며 사건을 해결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알아볼수록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과거의 사건은 계속해서 그레이브스를 따라다닌다.
    자신이 만들어 낸 슬로백이라는 형사의 능력이 자신에게 발휘되기를 바라지만 좌절감을 느끼고 결국 의뢰인 앨리슨에게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다.

    "그러니까, 페이예가 어떻게 죽었는지 제대로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도 않고 리버우드를 떠나겠다는 건가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노력은 해보셨나요?"
    "소용없습니다. 리버우드에 더 머무는 것도 의미가 없고요. 내일 아침에 손더스를 시켜 차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앨리슨은 마치 성급하게 구입한, 하지만 갑자기 진위가 의심스러운 골동품을 보듯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실망시켜 유감입니다."
    그레이브스가 말했다.
    "당연히 그러시겠죠."
    앨리슨이 쏘아붙이듯 말했다.
    "하지만 나보다는 스스로 유감스러워해야 할 거예요, 당신의 상상력이 고갈되어버린 걸 유감스러워하세요."

    이즈음에는 읽던 나도 뭐야. 이렇게 끝이야? 뭔데? 알아내는게 이 소설의 목적 아니었어?
    하고 당황했으나.....
    갑자기 그레이브스는 상상력과 통찰력이 포텐이 터지다 못해 거의 모든 감각과 시공간을 초월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레이브스는 갑자기 마음속에서 어떤 목소리를 들었다. 실제로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듣는 즉시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상상 속에서 페이예 해리슨에게 부여한, 사람을 잘 믿지만 배신당한 여린 목소리였다.
    <날 잊지 말아요.>
    공기 중에 퍼진 고통이 그레이브스에게 전해졌다. 페이예가 짙은 둠 속에서 걸어 나오더니 섬뜩하게 번쩍이는 창백한 파란색 드레스 차림으로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바람 속에 남은 것은 속삭임뿐이었다.
    <날 잊지 말아요.>
    "페이예."
    그가 말했다.

     

    상상력은 지금까지 그가 기대를 걸던 꾸준히 파헤치는 조사 방식을 넘어 그로 하여금 슬로백이 가진 열정과 변칙적인 기법을 다시 사용하도록 했다.
    "무슨 생각을 해요, 폴?"
    엘리너가 재차 물었다.
    그가 숲으로 눈길을 던지자, 다시 페이예의 모습이 보였다. 오솔길 입구에 선 그녀 뒤로 어둠이 깊어가는 숲이 마치 검은 벽처럼 보였다. 그녀는 애원하는 눈빛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시커먼 물에 비친 것처럼 흐릿한 그녀의 모습이 천천히 어른거렸다. 그레이브스는 그녀의 얼굴에 어린 슬픔을 볼 수 있었다. 나뭇잎의 속삭임 사이로 간신히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 제발, 제발, 제발....>
    "페이예."
    그레이브스가 다시 페이예의 이름을 불렀다. 멀리서 페이예가 몸을 휙 돌리더니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의 몸은 벽을 이룬 녹색 섬유 사이로 녹아드는 것처럼 사라져버렸다.

    다행스럽게도 슬로백 빙의로 페이예 살인사건은 해결이 되었고....
    그리고 마지막까지 왜 누나의 살인 사건에 대해 침묵했었는지에 대한 것까지 나오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
    고 생각했지만 그레이브스가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할지 고민하던 슬로백과 케슬러의 마지막대결 장면이 부록처럼 나오며 정말 끝.

    "그걸 봤어요? 그때 그곳에 있었나요? 누나가 살해당할 때 옆에 있었어요? 케슬러가 누나한테 하는 짓을 직접 본 거예요?"
    "모두 봤어요."
    그레이브스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리고 사이크스에게 시키는 것도 봤어요."

    (..중략..)

    그레이브스는 오래전 공포가 온몸을 휘감는 걸 느꼈다. 케슬러는 얼마나 능란했던가. 공포를 이용해 공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중략..)

    "왜냐하면 그는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그레이브스의 목소리는 고통스러워하는 속삭임으로 변했다.
    "끔찍할 정도로 두려웠어요."

     

    * 총평.

    잔잔하지만 인간불신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들에게는 좋다.
    소설 속의 소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의 시각에서 보기에는 흥미롭다. 예를 들면 한 형사의 체격을 상상으로 만들어냈다가 후에 증언을 듣고 체격을 수정하며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는 등.. 이런 장면들이 많음.
    한번에 세가지 사건이 진행되는 흔치 않는 작품에 흥미가 있다면 또 괜찮을 듯. (과거의 사건, 의뢰받은 사건, 슬로백 시리즈)

    하지만 4/5부근에 갑자기 봉창 두들기는 듯한 뜬금없는 방향으로 사건이 급선회하는데...
    뜬금포를 견딜 수 없어하면 잘 맞지 않을 듯.
    다소 공허한 결말을 싫어한다면 그것도 마찬가지.

    그리고 어찌보면 조~금은 의심이 많다면 생각해 볼만한 엔딩이라는 점. (나는 멍청해서 거의 생각하지 않아 다행이었음ㅋ)

    딱히 얽!!! 소름돋아!!!! 미쳤어, 개 쩐다. 그래 이거야!! 하는 강한 느낌은 없었지만
    엔딩이 나면 모든 것이 해소된다기보다 뭔가 여운이 남고 그 전의 서술이나 등장인물이 했던 말을 되짚어보게 하는 그런 스타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밤의 기억들, 채텀스쿨어페어, 붉은 낙엽 중에서는 붉은 낙엽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왜 작품마다 출판사가 다 다른지;; 표지도 제각각이고 특히 이번건 표지에
    기억하지 마라! 그 고통에 죽을 수도 있다!
    뭐죠....;;;;; 오히려 이거는 뭐 괴기 공포소설 느낌인데 막상 작품 분위기와 맞지도 않고... 왜 그랬어요...

    어쨌거나 밤의 기억들 점수를 준다면 7/10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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