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171108 라섹 한달 경과, 회복 중. (To. 라섹 후기를 찾아보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팁/라섹/심봉사 일지 2017. 11. 8. 22:01

    수술하고 으어어어 아프다 슈벌 ㅠㅠㅠㅠ
    으아아아 눈 부셔 내 눈 다 지져진다 으아아아아아악
    아이고 일은 해야겠는데 눈이 아파서 환장하겠다
    끄아아아 햇빛이 너무 괴롭다 자동차 불빛이 너무 눈이 부시다아아
    어라 눈이 좀 흐려졌네 이거 나아지기는 하는거냐 뭐냐 불안하게 천지신명이시어 하느님부처님 제발 빠른 회복 도와주세요


    이렇게 살다보니 벌써 11월?

    수술하고 일주일차에 보호렌즈 빼고나서 시력검사 0.7,
    한달차에는 1.2라고 했다.

    1.2면 눈 개 좋아졌는데?
    수술해서 그정도면 어떤 느낌일까? 라고 궁금할 것이다.

    라섹을 하기 전에는 나도 저렇게 눈 좋아질 수 있을까?
    혹시 수술 받은 사람들 중 부작용은 없나? 하며 남의 수술 후기를 열심히 찾아봤었다.

    그 과정에서 '3주됐는데 지금 시력 1.5임 ㅎㅎ' 라거나 '한달차인데 1.5 찍었다.' 이런 글들만 눈에 들어올텐데
    후기를 보면서 수술 전의 나도 그랬고 대체로
    '아. 1.2나 1.5정도면 진짜 수술 잘 된거고 회복이 다 된, 뭘 봐도 완전 또렷한 상태겠구나.' 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딱 그 즈음이 되고 보니,
    나는 1달여만에 작성된 후기 중 정말 칼 같이 딱 떨어지고 선명한 상태인 사람은 적을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피콜로급 재생력으로 이미 시력이 완성된 사람도 있긴 하겠지.)

    왜냐면 위에 적었다시피 나도 한달만에 시력 1.2를 찍었지만
    글자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상태니까.
    시력검사 하면서 어느정도 번져보이더라도 글자는 읽히더라. 그래서 1.2 받았다.

    그렇다고 내가 소문의 그 라섹 부작용 당첨자냐?
    아니. 그건 아직 모른다.

    하지만 라섹은 확실히 기간을 길게 잡아야 하는 수술인 것 같다.
    보통 3달 정도, 길게는 6개월까지도 경과를 지켜봐야 된다고들 한다.

    만약 뭐 그때까지도 내 눈이 흐리다면 내가 그 부작용을 껴안고 살게 되는거고
    아니면 거짓말처럼 어? 내가 언제 그랬지? 싶을 정도로 쨍한 초점을 되찾게 될 수도 있는거지.
    글이야 거의 초연한 듯 마음에 흔들림이 없는것처럼 쓰긴 하지만 사실 나도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다. 속된말로 쫄린다.

    어쨌거나 좀 더 자세히 기록해보자면
    가장 최근의 라섹 경과 글은 빛번짐과 흐림에 대한 글이었는데 오늘이 40일차인가?
    지금까지도 두 증상 모두 완전히 나아지진 않았다.
    빛번짐이야 어느정도 생기는걸 예상했지만 초점이 흐려지는 경험은 ㅎㄷㄷ했다.
    처음으로 갑자기 초점이 흐려졌다고 했던 때와 비교해서는 확실히 좀 더 편안하게 보이긴 하지만 깔끔하게 글자가 보이는 건 아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AF속도가 느리고 핀이 살짝 맞지 않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본다고 해야하나.
    뭘 자세하게 보려고 하면 빠릿하게 되는 게 아니라 '아, 저거 봐야지. 저거말야, 저거. 음..어디봐보자...' 이런 과정이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느려터진 AF로 보긴 보는데 상이 깨끗하지도 않아...

    아무튼 그렇다보니 굳이 자세히 보려니 눈이 피로해서 아직도 글자는 크게 해서 보고 있음.

    초점이 흐린 증상은 회복되어간다는 것이니 당연한 거라니 그 말만 믿고 있다.
    그래서 내가 부작용이냐, 아니냐는 좀 더 두고봐야 아는 것이므로 섣불리 단언하지는 않겠다.


    꽤나 횡설수설 한달차 경과를 적었는데 요는 이렇다.

    나도 어디다 후기 적으라고 하면
    '라섹 한달됐는데 1.2 나옴ㅋ 수술 전 기대시력은 1.0이었는데 잘 나왔네.
    빛번짐 조금 있는데 그렇게 심하진 않고 건조증도 딱히 심해진거 모르겠다.' 이렇게 적을 수는 있다.

    대부분의 이 시기 후기글에 초점이 흐린 증상은 '어차피 나아질거니까~' 라는 생각에 다들 많이 쓰진 않는 것 같다.
    실제로 수술한지 얼마 안되서 며칠전에는 잘 보였는데 흐려짐. 어떻게함?ㅠㅠ
    이런 질문에는 '기다려라' '6개월까지도 지켜봐야 한다' 이런 대답뿐이기도 하고.

    하지만 수술을 생각해서 후기를 찾아보는 사람들은 가장 보편적인 시력검사 수치만 보고서
    '한달 후 1.5, 1.2? 쩐다...' 이렇게 생각하고 당연히 꿈에 그리던 안경없이 모든 것이 선명한 상태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간극이 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시기는 대부분 시력이 완성된 게 아니라 회복중일텐데..

    그리고 시력 인증 후기글의 경우
    대체로 보호렌즈를 뺀 1주차, 그리고 그 후 한달만에 다시 보는 정기검사 때문에 그 때의 후기글이 가장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오오 수술하면 다 이렇게 금방 시력이 좋아지나봐. 이렇게 쉽게 생각하겠지.
    그리고 수술을 쉽게 생각하겠지. 하지만 이런 회복증세에 대해서는 잘 못 들어봐서 멘붕이 올거고.

    그렇다보니 보려고 하면 수술 후 1년이 지난 사람들의 후기를 보는 것이
    라섹 수술 후의 경과, 부작용을 더 잘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수술때 어떻게 해라, 아픔은 어느정도다. 이런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게 이런 정보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나도 그 많은 후기글을 봤는데도 기억나는 건 백이면 백
    '수술하고 바로 잘보여서 신기했음.' '수술은 안아팠는데 다음날부터 개아팠음' 이런 것 뿐이다.

    어쨌거나 빛번짐 글에서도 썼지만
    눈 수술은 신중히, 고민을 많이 해보고 하십시오.

    이미 지른 내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나는 적어도 내가 경험한 이 라섹이라는 수술이 정말 어떤 것인지 남기고 싶기 때문에 뭔가 변화가 있거나, 그리고 시력이 완성될 때까지 계속 심봉사 일지를 쓸 예정이다.

    여러분! 저는 부지런한 생체 실험자가 되겠습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