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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 네스뵈 - 미드나잇 선
    #크레마 샤인 2016. 10. 3. 16:07

    《블러드 온 스노우》의 결말로부터 2년 후의 오슬로. 암흑가의 판도는 완전히 재편성되었고, 호프만과 함께 오슬로 마약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뱃사람’은 새로운 1인자가 되어 호프만의 세력을 흡수한다. 그리고 여기 새로운 ‘배신자’가 있다. 원하지 않았지만 사람을 죽이는 일을 떠맡았고, 그런 주제에 사람을 쏘지도 못하는 이상한 킬러. 그는 결국 조직을 배신하고 무작정 떠난다. 도망치는 일이야말로 어쩌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일 거라고 고백하면서. 사실, 오래전부터 그의 삶은 도망치는 일의 연속이었다. 가족으로부터, 또 사랑으로부터… 가장 원하던 것 앞에 설 때마다 그는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저만치 달아나곤 했다. 그런 그의 발길이 닿은 곳은 노르웨이 최북단의 핀마르크.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白夜)의 땅, 그 어둠 없는 곳에서 누군가 그의 이름을 물었다. “울프.” 그 이름은 꽤 괜찮게 들렸다. 정말로 그 자신의 이름인 양.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白夜)의 땅,
    그늘 없는 이곳에서 나는 오늘도 도망중이다.

    작가의 전작 《블러드 온 스노우》보다 80페이지가 늘어났지만, 여전히 요 네스뵈답지 않게 얇디얇으며 요 네스뵈답게 ‘엣지’ 있는 소설 《미드나잇 선》은 여러 면에서 《블러드 온 스노우》의 연장이자 거울 같은 소설이다. 《블러드 온 스노우》의 주인공 올라브가 해결사 즉 ‘킬러’ 일을 천직으로 삼았다면, 《미드나잇 선》의 주인공 울프는 킬러의 자질이라곤 없는 인물이다. 올라브는 1975년 오슬로 암흑가의 최강자인 호프만을, 울프는 호프만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으며 1977년 새로운 1인자로 등극한 뱃사람을 배신한다. 올라브는 밤의 어둠 속에 숨고 울프는 백야의 빛 속에 숨는다. 두 소설 모두 1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는 듯하지만, 이야기에 몰입할수록 독자를 혼란스럽게 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오슬로의 이 남자들은 어떤 사람일까. 그의 이야기를 믿고, 그의 행복을 빌어주어도 괜찮을까. 갈등 끝에 찾아오는, 교묘하게 닮은 듯 다른 결말 또한 두 작품을 비교하는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다.

    윗 글이 기본 시놉시스, 아래가 출판사 리뷰.
    이 전의 블러드 온 스노우는 제
    목과 맞게 붉은색 표지였는데 후속작인 미드나잇 선은 푸른색이다.
    그리고 완전히 관계가 없지도 않은 게, 블러드 온 스노우의 주인공이 호프만이라는 사람의 밑에서 일하다 나중에는 그의 라이벌인 뱃사람의 밑에서 일을 하는데 여기서는 주인공이 뱃사람 밑에서 일을 한다.
    그리고 시간적 배경으로는 전작보다 이 책의 시점이 늦다는 또 다른 차이점이 있겠다.


    두 개의 점.

    그 점들은 어찌나 빨리 움직이는지 헤더를 가로질러 숲을 향해 날아가는 것 같았다.

    그제야 남자가 뭐라고 소리쳤는지 깨닫았다. 또한 그들이 만반의 대비를 했다는 것도. . 두 마리의 개. 정적. 추적할 때 짖지 않는 개라면 분명 훈련을 더럽게 잘 받았을 것이다. 아무리 빨리 뛰어도 잡힐 것이다.

    상황이 나빠 보이기 시작했다. 3분 전, 총구를 입에 넣고 있었을 때보다 더 나쁘진 않았지만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멀리서 들리는 가냘픈 종소리는 나쁜 놈들이 오고 있다는 사실뿐 아니라 이젠 내게는 잃을 것이 있다는 사실도 알려줬다. 마치 두 개의 칼에 동시에 찔린 기분이었다. 하나는 뜨겁고 하나는 차갑고, 하나는 행복 하나는 죽는다는 두려움. 희망은 정말 나쁜 놈이다.


     나는 그녀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 두 발짝 다가갔다. 양쪽 발 모두 피에 잠겼다. 부드럽게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그녀를 내게 끌어당기기 전에 그래도 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답을 알아내기도 전에 그녀가 내 품으로 쓰러지며 내 털 아래 얼굴을 묻었다. 그러더니 한 번, 두 번 흐느꼈다.


    노르웨이 최북단 오지에 간 남자. 블러드 온 스노우에서 주인공 보스의 정적인 뱃사람이 등장했는데 이 소설의 화자는 그와 달리 뱃사람을 위해 일하는 살인청부업자다. 정확히는 제대로 사람을 죽이진 않았고 사람을 제대로 죽이지 못하는데 소가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으로 어쩌다 그렇게 되어버려 인정받는 요상한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죽여야 할 사람과 '나 살려주면 돈 드림.' '그래.' 하며 모종의 거래를 했지만 그 사실이 밝혀져 그쪽의 정통 킬러에게 쫓기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린 그런 도망친 살인청부업자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뭔가 이렇게 쓰고보니 굉장히 유쾌한 내용일 것 같지만 내용은 시종일관 진지한 것이 함정이다....

    블러드 온 스노우와 비교하자면 공통점으로는 사람은 다르지만 여전히 킬러답지 않고 무른 면이 있는, 알고 보면 사연이 있는 사람이 주인공이라는 것. 다른 것은 종교가 다르다는 것에서 비롯되는 배타성이 있는 소수민족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외국 소설을 읽을 때 종종 나오는 갈등이지만 우리나라는 이념적인 갈등이 더 커서인지 그래도 종교적인 것으로 큰 분쟁이나 서로를 나누지 않아서 머리로는 이해는 하지만 그 정도가 가늠이 쉽게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

    박쥐에서는 애버리진이라는 호주 원주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더니 여기서는 사미족이라는 노르웨이의 소수민족을 언급하고 그들의 지역에서 지내면서 그 중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종교적
    , 민족적으로도 폐쇄적인 그들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부조리함을 타지인인 주인공이 경험하게 되고 진퉁 살인 청부업자에게 쫓기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 속에 처한다.
    이 녀석은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날 것인가
    ? 어떻게 사랑을 쟁취할 것인가?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블러드 온 스노우와 비교를 하자면 블러드 온 스노우는 주인공이 넘사벽 쎈캐가 아닌데도 보면서 이상하게 불안하거나 어이구 이 사람 죽는 거 아니야..’ 하면서 마음이 불편하고 아슬아슬한 느낌이 전반적으로 들지는 않았다. 본인이 주체적으로 주도해 나가고 뭔가 정렬적이고 뭔가를 한다면 할 것만 같은? 그래서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어떻게 이 일을 해결하지? 어떻게 될까? 라는 궁금증으로 한 발짝씩 함께 힘차게 나아가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미드나잇 선은 그냥 뭐가 다 꿍
    ...하게 막혀있고 막막하고 뱃사람의 사람에게 종일 쫓기는 상황이다보니 얘 이러다 죽는거 아냐...’ ‘어이구 이러다 어쩌려고...’ 이렇게 읽게 된다. 그냥 하나부터 열까지 다 노답인데다가 이런데 어떻게 살아나갈 수는 있겠어? 이렇게 불안불안하다. 그 와중에 또 마음에 드는 여자는 있는데 사미족의 남편이 있는 유부녀다. 총체적으로 뭐 되는 일도 하나 없고 사미족 공동체는 기똥차게 보수적인데다 내가 사미족이 뭔지 책에서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도대체 뭐 하는 민족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울프라는 주인공은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 나갈 것이며, 사랑은 쟁취할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한 것이 이 미드나잇 선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름 단 한 번의 쁘띠한 반전? 같은 것이 있긴 하지만 큰 정도는 아니고 오. 그랬어? 이정도의 약간의 비튼 것이 있긴 하다. 그렇다보니 추리 소설이라기엔 거리가 멀어 보이고 애달픈 느와르 같은 소설이라 생각한다. 생각해 보니 블러드 온 스노우도 느와르 풍이었군.

    '사랑'이 블러드 온 스노우에서는 그 일의 시발점이자 발목을 움켜잡고 아래로 끌어당기는 파멸이라고 한다면, 미드나잇 선은 그저 순수하게 해결책이 되는 열쇠다.
    하지만 두 작품을 보고나서 평가해보면 개인적으로 둘 중 내 취향은 붉은색 표지의 전자였다
    .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 혹자는 나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스포일 수도 있지만 보다보니 엥? 이거 레버넌트 아니냐? 싶은 생각이 두어번 정도 들기도 함..ㅋㅋ


    이걸 다 보고나서 요 네스뵈는 아이가 있는 여성에 대한 호감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북유럽이나 노르웨이가 미혼모 비율이 굉장히 높고 그로 인한 차별이 있거나 인식이 나쁘지 않다고 알고 있다
    . 미혼모와 이혼한 여성은 조금 다르긴 하지만 아무래도 미혼모에 대한 인식이 나쁘지 않다면 작가에게는 자연스러운 것이니 그래서 자주 등장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그저 작가 자체가 워낙 미혼의 여성과 아이가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없다보니 자연스레 주인공들도 보통의 연애를 하는 것이고 그저 상대가 아이가 있는 것이라 이렇게 종종 주인공의 연인으로 등장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라켈의 올라브도 그렇고, 이 소설의 아이도 그렇고 비중이 꽤 큰데다 주인공의 심정에 큰 역할을 하기에.. 아무래도 연관이 없진 않는 것 같다.
    (
    유부녀, 피에 담겨진 성향, 부전자전에 대한 뭔가 강한 꽃힘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함.)

    그리고 한 가지 더, 상당히 일본문화에 대한 호감이 있는 것도 같다..ㅎ 옆 나라에 살고있는 나보다 더 빠삭하더라. 스모를.. 좋아하시나요.. 요 네스뵈...


    개인적으로는 뭔가 착... 가라앉고 허허벌판인 곳에 있는 궁지에 몰린 외지인의 관찰기 같은 느낌이다. 읽는데 재미를 잘 모르겠고... 제목으로는 뭔가 쿨내나고 사랑얘기가 나와도 정렬적인 그런 사랑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꽤나 정적이다.


    * 총평

    굳이 이걸 볼 필요가 있나.. 싶은 정도.
    개인적으로는 박쥐보다는 조-금 낫지만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추천은 하지 않을 것 같다.
    박쥐, 바퀴벌레, 그리고 이 미드나잇 선은.. 미안해요 아저씨.. 난 두번은 못 읽겠어요...
    특히나 이 미드나잇 선은 뭔가 꿍..하게 얹힌 상태에서 소화제도 못먹었는데 고구마를 계속 먹고 화장실도 못 간 그런 느낌을 읽는 내내 받았다.
    그리고 요 네스뵈가 부디 어느 부족에 다시 심취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어디 부족에 심취했던 박쥐, 미드나잇 선 다 보기 힘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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