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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0309 실시간 기록#제주 올레길 2016. 3. 9. 19:11
처음엔 매고 다니는 가방다 불태우고 싶고 헨델과 그레텔처럼 하나씩 길바닥 쓰레기통에다 버리고 싶었었는데 이젠 고통에도 익숙해진 탓인가, 짐이 곧 나이고 나와 짐은 혼연일체가 되었다. 아무것도 안느껴진다 하면 말도 안되는 그짓말이지만 그냥 뭐랄까.. 내 업보인것처럼 그 무게가 내 어깨를 짓누르는게 당연시 되어버렸다. 오늘도 간밤에 비가 내렸다. 이제는 그냥 ㅡ.ㅡ 허이구 저러다 또 아침엔 그치겠지. 하고 초반처럼 깊은 상념에 빠지지 않았음. 그랬더니 아침까지 주륵주륵 오더라ㅋㅋ 내가 넘 무시했나? 미안해. 이러다 그치겠지 라는 근자감과 믿음으로 일부러 느적거리며 숙소에서 1시간정도 늦게 출발하니 역시나 비가 멎었다. 간만에 좀 푸른색이 보이는 하늘을 보니 왜이리 반갑던지.. 파란 바다도 정말 오랜만.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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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0308 실시간 기록#제주 올레길 2016. 3. 8. 20:50
이제 날씨가 좋아질거라는 얘기만 들어서 첫날 말고는 파란하늘을 못봐서 내심 기대했더니 또 종일 흐렸다. 그리고 비도 간혈적으로 오다말다 반복했는데 폭우정도는 아니고 부슬비나 그것보다 조금 더 오는정도라 맞으면서 다녔다. 오늘은 길을 많이 헤매서 가서는 안될것 같은 진짜 요상한 숲길과 가면서도 이게 올레길이라고? 아차하다간 세상 하직하겠는데 이게 길이긴 한건가?? 하는 길은 그 길이 아닌데도 멍청하게 꾸역꾸역 다녔다. 역시 올레길은 잠시라도 한눈 팔면 길 잃기 십상이다.. 내가 바보똥개멍청이야.... 진짜 길 잃었을때 갔던 그 이상한 망령든것같고 무슨 무속인에게 잡혀서 장기 따이고 제물로 바쳐질것같던 그곳은 7-1코스에서 접한 으슥한 산길과는 다른 공포감을 느끼게했다. 7코스는 뭔가 체감상 거리가 길고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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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0307 실시간 기록#제주 올레길 2016. 3. 7. 20:23
이제 비는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파랗고 화창한 날씨도 아니다. 이상하게 해가 쬐고 그림자도 선명한데 하늘은 여전히 회색빛이고 가시거리도 좋지않다. 한라산 보인다는 오름을 열심히 등반했더니 안보여... 바다도 안보여... 난 왜 올라갔던거지.. 날이 좋았다면 꽤나 사진잘 나올만한 포인트였을 것이다. 7-1코스는 중반까지 산길이 계속되는데 사람이 거의 없고 이게 제대로 된 길이여 아니여 할만한 길이라 꽤 무섭다. 무서워서 이어폰도 못꼽아다님... 그랬더니 산짐승과 새들 소리에 더 놀랐다. 사슴인지 고라니도 길에서 마주치고 서로 놀랐다. 꿩도 두마리 봄.... 자연의 소리에서나 들을법한 새소리 듣는것만큼은 괜찮았다. 그놈의 부시럭소리만 아니라면! 유난히 오늘은 올레길이 자꾸 밝은곳으로 향하는 나를 시커먼 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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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0306 실시간 기록#제주 올레길 2016. 3. 6. 17:15
간밤에 또 비가 왔다. 저녁부터 천둥번개쳐서 또 나를 불안하게 하더니만 새벽엔 긴급재난문자가 왔다ㅋㅋ 물론 나는 8시에 자서 꿀잠자느라 아침에 봐서 간밤에 걱정 없었지만 껄껄 제주도 날씨는 며칠째 나를 매일 아침마다 같은 고민을 하게한다. 어제 비 많이왔는데..> 보아하니 날씨가 흐리네> 아무래도 비올거 같은데?> 오늘은 그냥 쉴까..> 에이 그냥 걷자 이런 알고리즘으로 3일째ㅡㅡ 그리고 그짓말처럼 낮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 제주도 츤데레인듯!?!?!? 그래도 하늘이 파랗지 않고 파도 거세고 희끄리죽죽한 하늘인게 아쉽다. ... 아닌가. 덜 타죽으니까 이게 더 나은건지도. 여긴 긴팔에 바람막이면 되는 날씨인것같다. 미련없이 며칠전 두꺼운옷 집으로 보내버린 과거의 나를 칭찬해준다. 옷이 너무 무거워서 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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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0305 실시간 기록 오후#제주 올레길 2016. 3. 5. 18:35
모든것을 포기하고 그냥 우도에서 1박 더해야겠다.. 하고 숙소에서 제공하는 김치라면에 밥 먹고있는데 비가 그쳤다. 하늘이 맑게 개인것이 아니라 우솨솨솨 오던게 잠시 멈춘 느낌이었지만 코스보니 11키로... 겁나 빠르게 서너시간만에 돌면 되지 않을까? 라는 개똥같은 생각을 했다. 에라 모르겠다 운빨있음 비안맞고 다니겠지ㅡㅡ하고 걍 1-1돌았다. 서너시간은 슈방 지도봐보니 우도 개넓음 그걸 다돌아야함ㅋㅋ 우도등대까지 오르내렸던 그 바람은 잊지못한다.... 우도에서 나와서 성산일출봉 근처 숙소 오는길에 비가 게릴라성으로 잠시 오긴했지만 금새 멎어서 큰 무리는 없었다. 내일도 비온다던데 또 눈치싸움 해야하나... 날씨는 바람말고는 그닥 춥지않아서 혹시 누군가가 제주도에 이즈음 올 생각이라면 보통 봄차림에 바람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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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0304 실시간 기록#제주 올레길 2016. 3. 4. 16:46
날씨는 어제 밤에 비와서 오늘까지 오면 어쩌나 했더니 아침에 나와보니 그쳐서 다행이었다. 비몽사몽으로 문밖에 나와보니 ..?하나도 안춥잖아??? 나시에 기능성 윈드스토퍼 바람막이로 오늘일정을 시작했으나 땀범벅이 되어 잠옷한벌과 나시, 7부티셔츠, 추리닝, 바람막이 제외하고 다 택배로 보내버렸다. 짐이 전에는 개 거지같이 무거웠다면 지금은 개같이 무겁다. 체감상 1g정도 나아짐ㅋㅋㅋ 그걸 그리 뺐는데도 왜 아직도 무거운거지!? 현재 1코스 돌다가 코스도중 성산항을 통해 우도로 들어왔는데 숙소까지 40분정도 걸어왔다.. 근데 픽업된다고..... 체크인할때 알았음..훌쩍... 어제 20코스는 돌밭과 바닷가와 구석진 숲길이었는데 1코스는 오름과 일출봉을 보며 내내 걸었다. 여차저차 오늘도 7시간 20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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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0303 실시간 기록#제주 올레길 2016. 3. 3. 17:12
날씨는 아침에 쌀쌀했으나 짐을 거북이 등딱지처럼 매고 헉헉거리며 올레길을 걷던 나에게는 더웠다..... 히트택에 기모긴팔셔츠 기능성윈드스토퍼에 바람막이를 입었으나 기능성윈드스토퍼는 걷기시작한지 30분도 안되서 집으로 벌써부터 보내버리고 싶었다. 걷다보니 바람막이도 덥고.. 땀이 막..... 햇살도 이게 3월초 햇볕인가 싶을정도로 내리쬐었다. 물론 바람도 휘몰아침ㅋㅋ 정신없어서 으어어어어!!할정도로. 그렇다고 힘들다고 바람막이 벗고 그늘서 쉬면 또 금새 추워지는 환절기 특유의 날씨 그대로다. 한낮에는 그리도 덥더니 세시즈음부턴 흐리다. 날씨의 변덕인건지 비가오려는건지는 모르겠다... 사진 찍느라 시간낭비를 많이했는지 7시간 걸어서 20키로 한코스완주ㅠㅠ 처음걷는분들은 부디 부디 평지에 해안가 돌밭코스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