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2016.03.31 나는 왜 크레마 샤인을 선택하게 되었는가
    #크레마 샤인 2016. 4. 1. 00:42


    나는 신문물을 받아들이는데 더디고 심지어 약간의 고집까지 가지고 있다. 굳이 그 이유를 찾자면 아재감성..그런것 때문인듯.
    하지만 지금까지 차근히 생각을 해보면 어쨌거나 편리한것은 옳더라..ㅋㅋ

    그중에서도 나의 아재감성이 유난히 억세게 버티던게 바로 종이책 vs eBook.
    난 이것만큼은 비교가 안된다고 여겼었다.

    마음에 드는, 정말 감동받아 읽은 책을 책장에 꽂아두고 지켜보는것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끼고 그것들을 소유하는 것에서 나오는 풍족한 느낌.
    책에서 풍기는 종이냄새, 집중해서 읽다가 나도 모르게 글자 아래를 손가락으로 따라갈때의 종이 질감, 손에 잡았을때 느껴지는 무게, 읽어갈때마다 줄어드는 남은 페이지를 이따금 손가락으로 훑으며 느끼는 정복감.
    이런것을 eBook에서는 느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보니 만화책이나 소설이나 여러 컨텐츠들이 파일로 돌던데 의도치않게? 클린유저가 되어 만화책도 만화방가서 보고 도서관을 드나들던 나다.

    그리고 종이책은 어쨌거나 현실에 존재하는 물건이고, 종이에 인쇄가 되어있는 완전한 내것.인데
    전자책은 그냥 아무 홈페이지나 들어가서 볼 수 있는 이미지처럼 무한으로 떠도는 내것같은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가상에만 존재하는거지, 실존하는 것으로는 느껴지지가 않았다.

    더군다나 내 책장에 꽂아둘수 있는 종이책은 책값에 '종이에 대한 값'이 있으니 정당하다고 생각했지만
    전자책은...? 종이값을 뺐는데도 왜 그다지 싸지 않은거지? 에 대한 의문이 가득했다.

    이런 꼰대, 아재같은 생각덕에 전자책이나 심지어 이북 리더기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던 사람이 지금은 eBook을 즐기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책을 가방에 넣어다니는 것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가방에 짐이 한가득인데 우리나라 책은 대체로 무거웠다. 도서관 드나들때마다 무겁고 힘든것도 지치게 되었고,
    여행을 가면 책을 읽고싶은데 무겁고 어쨌더나 짐이다 보니 읽고서 어디 줘버리거나 읽은 부분을 그때마다 찢어서 버릴 생각을 하려니 그러지는 또 못하겠더라 ㅠㅠ
    여행을 다닐땐 주로 혼자다보니 무료해서 핸드폰을 만지는것조차 지칠때 내 머리를 채워줄 것들이 필요했다.

    그때 문득 그래. 한번 도전해보자.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작년부터였다.
    처음에는 킨들이 가지고 싶었었다.

    이사진을 보고 이북 리더기의 위엄을 처음으로 실감하고서 썼던 글이 있다 ㅋㅋ

    요며칠 책을 열심히 읽었더니만 이런것에도 흥미가 간다.
    사실 폰으로 뭐 인터넷에 떠도는 짧은 글들이나 코멘등등은 그렇게 호흡이 긴 글이 아니니까 계속 집중해서 보는게 아니라서 괜찮은데 소설같이 길고 흐름을 끊기 힘들고 연속적인 글들은 확실히 폰으로 보기 불편했다. 해가 쬐면 제대로 볼 수도 없다.
    뒤에서 뿜어나오는 흰색 빛도 그렇고.. 그것보다 크기가 익숙한 책 크기와 차이가 커서 책이 아닌 폰으로 쓸데 없는걸 보는 느낌이다.
    다 통틀어서 그냥 집중이 안된다는게 제일 큰 문제.

    그런데 이 킨들은..!
    전자잉크? 뭐라고? 눈이 부시지 않아?
    하고서 사진을 봤는데... 와... 심지어 빛을 쏴주는데 주변으로 빛이 번지지도 않고 편리하게 읽을수가 있단말인가.... 심지어 그 거지같은 반사도 없어!!! 신세계였다.
    심지어 화면 사진을 보니까 그 해상도와 비교해봐도 집중도에서 확연히 다른 그 느낌은... 와.... 감탄만 나왔다.
    해상도도 끝내주고 크기도 책크기에 저렇게 화면으로만 봐도 이질감이 적다. 전자책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사진으로만 봐도 위엄이 엄청났음.
    멀리 어딜 떠난다거나 남는시간 좋은 책으로 시간을 보람차게 보낼 수 있을것만 같은 그런느낌.

    하지만 킨들을 산다면 아쉬운 점은
    책에 마음에 드는 부분을 표시할 수 없음. 책을 후루룩 넘기며 그것만 찾는 재미도 있는데..
    그리고 읽을수록 줄어드는 페이지 수를 만끽할수 없다. 집중하다 보면 오른쪽에 남은 페이지수가 점점 줄어드는것을 손가락으로 느끼는것도 나에겐 큰 재미인것을..

    하지만 편리함에서는 상당한 문명의 발전을 느낄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대신 각 책들이 가지는 의미나, 책장에 장식된 뿌듯함을 느끼긴 힘들겠지..


    이러고 해가 바뀌어서 고민끝에 이북 리더기를 마련하기로 결심했다.

    물론 이때도 나의 목표는 오로지 킨들 페이퍼 화이트3. 이거말고는 다 필요없었다. 웹서핑도 열심히 해보고 사진 동영상도 이미 산것처럼 많이 보고 평을 봐도 킨들만한 가성비가 없다고 했다.
    지금도 가격은 119$이지만, 블랙 프라이데이나 가끔 99$로 풀린다고 했는데 3월에 있는 성패트릭의 날에는... 잠시 정신을 놓고 있다가 놓치고...
    5월 어머니의 날에 99$ 찬스가 또 온다고 해서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중고로운 평화나라에서도 매물을 매의 눈으로 노리고 있던 상황.

    내가 킨들을 구매하면 가장 큰 불편함이 바로 국내서적은 보기 힘들다. 라는 것이었는데...
    웹서핑을 해보니 오잉? 국내 서적은 대부분 Epub파일인데 킨들은 다르다고?
    엥? 근데 그걸 변환시켜주는 프로그램이 있잖아? 그럼 문제 안되겠네 ㅋㅋㅋ 국내 서점에서 다운받고 변환해서 킨들에 넣으면 되는거 아냐?

    이러다가 조져질뻔 했다.

    나는 왜 킨들 유저들이 굳이, 굳이!  국내 도서를 구글도서에서 다운받아서 킨들에 옮기는지는 몰랐었다. 예스24,알라딘,인터파크,교보,리디북스 등등 그렇게 많은데 왜??
    그런데 문득, 우연히 알라딘에서 무료 eBook이 있길래 오. 테스트나 한번 해봐야겠다! 하고 구매하고서 다운을 받으려 했는데...

    PC에서는 크레마 루나라는 뷰어 프로그램이 깔리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다운, 보기가 가능했다.
    아무래도 전자책이 파일이라 무한복제가 쉽다보니 아예 전용기기에서만 구동이 되더라도 따지고보면 그것도 무한공유가 되는셈이니 아예 차단을 시킨것 같았다.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고 확장자 epub으로 파일을 찾았으나.. 그렇게 쉽게 찾아지면 이렇게 만들었겠냐 병신아!!!!! 라는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듯한 결과뿐이었다. 찾을수도 없었다.
    심지어 그 파일들이 어디에 저장되는지, 저장경로를 바꾸는 설정조차 없음.
    아마도 epub이 아닌 다른 확장자거나 암호화 된 무언가로 되어있거나 분할된 파일일거 같았는데... 어찌됐건 도저히 찾지 못했다.
    이북 리더기들이 와이파이가 되는 이유는... 이런이유였구나.......... 기기에서 로그인하면 PC처럼, 그 기기를 통해서만 다운이 가능한것이었다.

    즉,국내 인터넷서점에서 PC로 다운받아 파일 변환하는것은 힘듭니다.
    온전한 파일을 다운받는 형식이 아니에요.
    와.... 이래서 국내도서 읽으려면 킨들말고 크레마나 리디북스같이 국내 기기들을 사라는거구나....
    (혹시나 나처럼 이런 알량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점을 꼭 알아두시길 바라는 바..)

    그래도 난 그동안 킨들에 대한 사랑을 무럭무럭 키웠기에 쉽게 포기하지 않고, 구글도서에 가서 책을 검색했는데...
    .............................................................
    읽을 책이 없어..... 그것보다 더 마음에 안드는건 가격이............ 내가 알라딘에서 봤던 그 많은 책들과 할인율은 다 어디로 간거지?
    이때 처음으로 킨들은 안될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걸 알기전까지는 당장이라도 적당한 매물이 뜨면 바로 달려가고 좀 더 인내한다면 5월까지 오로지 킨들만 바라보려는 애타는 마음만 있었는데.

    포기하자니... 아마존에서 풍족하게 널려있는 원서 소설들을 손에서 놓기가 아쉬워졌다... 그렇다고 딱히 알라딘에 영어 원서가 많이 있는것도 아니라서 주저했다.
    에이, 내가 우리말보다 영어가 더 편해서 술술수루루룰 읽힌다면 내가 당연히 킨들을 사겠지!!!! 나중에 눈과 머리가 트이면 그때 킨들 사면 되지뭐. 이렇게 합의봤다.

    그래서 킨들과 비교가 많이 되던 국내책 읽기에 좋은 크레마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전자책 리더기를 알아볼때 큰 도움이 되었던 나무위키에게 감사. 위키러들 늘 고맙습니다.
    여기는 크레마 샤인 링크. 전자책을 한데 묶은 링크가 있어서 다른 기기들 항목을 보며 비교하기 좋았다.

    내가 크레마를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던게 바로 프론트 라이트였다.
    킨들이랑 비교되서가 아니라.. 나는 크레마에도 그 기능이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었는데 다행히 있었다! 1차 통과.

    가격은.....
    ?????? 엉????? 크레마 카르타가 신제품이고, 159,000????????????????? 킨들페화3보다 비쌈????
    10만원 내외를 생각했던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일단 일보후퇴.

    그러나 카르타에는 열린서재라는 극강의 사기기능이 있었다!!!!
    전자도서관이라는 기능도 있었다!
    왘 뭐야 그럼 돈 들여서 안사도 도서관에서 책 빌리는것처럼 된다는거야?? 하며 기대만빵.

    이렇게 또 요래조래 검색하다 전 기종이 있다는걸 알아냈다. 크레마 샤인.
    그런데 2013년 출시네 하하. 가격은 79,000.. 이전 기종인데도 아직 꽤 가오 세우고 있군...
    뭣!!!!!!!!!!! 샤인에도 열린서재가 된단말야???!!

    열.린.서.재에 킨들어플이 깔린다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원래 샤인에는 없었는데 2015년 말에 펌웨어 업데이트가 됐다고 한다.
    이렇게 된이상.. 얘들아 그동안 즐거웠고, 킨들 안녕, 리디북스 안녕. 난 크레마로 간다!!!!!!

    이제 나의 선택지는 두개로 줄어들었다.
    어쨌든 신제품인 카르타냐, 아니면 전자기기의 1년은 10년과도 같거늘, 3년지난 상대적으로 저렴한 샤인을 사느냐....

    마침 강남에 볼일이 있어서 들른김에 신논현역에 있는 크레마 라운지에서 실물이나 보고 결정하자. 하고 갔는데
    (신논현역 3번출구에 있는데 밖으로 나가면 안된다. 에스컬레이터 타는곳까지도 가면 안되고, 출구3번을 찾아 가는 지하철역에 있는 메인통로?에 있으니 3번출구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살펴보길.. )
    카르타와 샤인의 해상도 차이는 자세히 안보고 흘낏봐도 누구나 알 수 있을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카르타가 쨍하고 선명하고 글자 색상도 검은색으로 또렷하게 떨어지는데
    샤인은 그냥 얘가 기계가 흑백이니 검정색이겠거니.. 하는 좀.. 먹물색과 검정의 중간정도?로 보였다.

    마음 같아서는, 마음은 처음부터 카르타를 사라고 하는데....
    나는 어쨌거나 이북 입문자고, 잘 안맞아서 무용지물이 될수도 있는데 굳이 최신기기를 꼭 사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가격은 2배. 카르타 하나면 샤인이 두대.
    굳이 그렇게까지?

    기기욕심도 그렇게 큰편이 아니라서 그냥 책 볼때 잘 넘어가고 글자만 잘 보이기만 하면 되지.
    이게 내가 내린 결론. 그래서 샤인을 샀다.
    메모리나 용량, 운영체제도 다 같고 해상도와 패널만 다르니.. 기기 돌아가는 성능은 같을테고 결국 차이점은 눈에 보이는것뿐일테니까. 사실 그게 제일 중요하긴 하지만 ㅠㅠ
    그래도 내가 카르타만 같이 안봤어도 이정도라면 충분히 쓸만하다는 생각이었다.

    색상은 블랙,화이트가 있었는데...
    블랙은 약간 고무재질? 살살 만지면 손에 좀 감기고 보들보들한 그런 느낌이었고
    화이트는 첫눈에 보기에 와 예쁘다. 할정도로 예뻤다. 하지만 번들번들한 플라스틱 재질.
    산다면 당연히 블랙이라고 생각했는데 화이트를 보니.. 화사하고.. 남들 다 블랙쓸때 화이트 쓰고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글자로 가야할 나의 집중력 1g도 놓쳐선 안되지. 하고 블랙 선택. 잘한것 같다.... 화이트의 유혹을 훌륭히 버텨냈다.

    이렇게 나는 오랜기간동안 내 정신력과 체력을 소모하여 크레마 샤인을 구매하게 되었다.
    이제 일주일 조금 지났는데 생각보다 적응을 잘해서 유용하게 잘쓰고 있는 내가 놀라울지경.
    물론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만.. 앞으로도 오래오래 잘썼으면 좋겠다.

    사용기도 조만간...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