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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528 하바롭스크 2일차, 느긋하게 돌아다니기.
    #Road to Russia/ㄴ불곰국 일지 2018. 11. 8. 01:38

     

    - 최고 게으른 여행자가 바로 나요.


    하바롭스크 2일차, 러시아 5일차. 
    눈을 뜨고 홀로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하고선 나가야 하는 것을 부정하며 10시가 넘도록 이불 속에서 뒹굴었다.
    숙소는 6인 도미토리였는데 내가 체크인 하던 날 다른 한국인은 떠나고 내 옆자리에서 잠만 자던 러시아인으로 보이는 사람도 오늘부터는 보이지 않았다.

    아 나가기 싫다.. 아니야, 그래도 나가서 열심히 돌아다녀야지. 이 생각을 계속 하다가 어렵사리 숙소를 나섰다.
    숙소 침대는 또 유난히 따스하고 포근해서 몸을 일으키는 것도 꽤나 힘들었다.


    숙소에서 내려다본 거리. 무슨 나무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나무가 굉장히 많았고 바람이 불 때마다 노란 가루가 쏟아지듯 흩날렸다..

    어디를 가볼까 하다 전날 봤던 황금색 지붕의 성당과 지나가며 봤던 하바롭스크의 상징같은 파란 지붕 성당을 가보기로 했다. 전자는 충분히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고 후자는 여행준비하며 사진으로 봤을때 우와. 하면서 꼭 가보겠다고 점찍어둔 곳이었다.

    그리고 기차친구가 추천해준 박물관이랑 군사 역사 박물관인가도 가보려했지만..
    전자는 오늘 휴무고 후자는 평가가 그닥인 것 같아서 제끼라우!!!! 하고 그냥 가지 않기로 했다.

    기차 친구에게 하바롭스크에 3개의 큰 메인도로가 있다고 들었었다.
    기차역에서 하바로프의 동상 뒤로 있는 거리는 거의 30분 이상 걸어야 하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공원처럼 되어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옆의 큰 메인 도로를 걸었는데 그곳은 상점도 많고 사람도 북적였다.
    나름 번화가라 방크 글자를 보고 할 일이 생각났는데 떠나오기 전에 환전을 백만원 정도만 루블로 바꾸고 나중에는 현지에서 인출하려고 카드를 만들어왔었다.
    그래서 인출을 2천루블정도 해봤는데 잘 됨! 3달러 붙는 수수료를 면제해준다는 카드였는데 후에 확인해보니 루블화는 나쁜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나중에 유로는 인출 금액의 1%정도 더 떼가는 것 같아서 나중에 아쉬웠음..ㅠㅠ




    성모 승천 대성당/ Grado-Khabarovsk Cathedral of the Assumption of the Mother of God/ Градо-Хабаровский Собор Успения Божией Матери
    구름 한 점 없던 하바롭스크. 새파랗게 반짝이는 지붕이 참 예뻤다. 확실히 이후에 봐온 성당과 차별화가 되는 예쁜 성당이었다.


    러시아스러움에 박차를 가하는 별, 낫과 망치, 전차, 군인은 어딜가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탱크까지 이렇게 친숙하게 있을 줄은 몰랐지.. 나중에는 도심에서 뜬금없이 탱크를 만나기도 했다.


    성당 뒷 편으로 또 커다란 공터가 있고 강변으로 내려갈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다. 날은 눈이 터지도록 해가 쬐고 강은 어제와 달리 유독 새카맣게 보였다. 이래서 중국에서 흑룡강이라고 부르는건가.. 하고 이해가 되기도 했다.


    Muravev-Amyrskiy 거리.


    파란 지붕의 성당을 떠나 전날 기차 친구와 함께 갔던 성당을 향해 다시 이동.. 길은 쭉 내리막길인데 기껏 내려갔더니 성당은 오르막이라 고통이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멀리서도 번쩍거리는 것이 등대처럼 잘 보였다. 그걸 노리고 저 언덕에 만들어 놓은 건가?


    아무 생각 없이 먹던 초코렛 꺼냈다가 어잌! 슈발!! 했던 알룐카 초코렛과 암바 가게 ㅋㅋ


    성당이름은 영문으로 Spaso-Preobrazhensky Cathedral in Khabarovsk / 러시아어로 Спасо-Преображенский Кафедральный собор 인데 뭐라고 해석되는지를 모르겠다.. 구글에서는 러시아 동방 정교회라고 되어있다.
    성당 이름도 도시마다 각기 다 성모승천 뭐뭐 삼위일체 뭐뭐 이렇게 종류가 많던데 말도 어렵기도 하고.. 가이드북에도 잘 나오지를 않아 기억하기가 어렵다.


    160주년 행사가 또 있을 예정인지 군악대가 연습을 하고 있었다.


    용기를 내 성당 내부를 들어가 봤는데 밝고 새하얀 분위기였다. 나중에 방문한 성당이 대부분 벽에 빈 틈 없이 성화를 그려놓고 어두운 분위기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오, 이런 곳도 있었구나. 하고 새삼스럽다.


    성당 옆의 추모 공원도 재방문. 수 많은 이름들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돌아가는 길에 다시 만난 성당. 러시아에는 전기 버스 비스무리한 것이 전기 레일을 타고 다니는데 뜨람바이. 라고 한다. 그런데 구글에서 교통편을 검색하면 아프또부스(버스)인지, 뜨람바이인지 알 수가 없어서 고생 많이 했다. 내부 환경은 대체로 열악하다...


    레닌 광장. 꼬마들은 비둘기를 정말 좋아하나보다... 그리고 러시아 부모님들은 꼬마들에게 모자를 많이 씌우는 것 같았다. 모자, 털모자, 두건, 밴드 등등..

     

    -욕심 많은 사람의 쇼핑

     

    다음날은 아침 8시 10분에 이르쿠츠크로 가는 2일 9시간짜리 열차를 타야 했다.
    57시간....
    블라디보스톡에서 여기까지는 저녁에 타서 아침에 내렸으니 사실상 반나절 정도여서 크게 힘든 여정은 아니었다.

    역시 편한 의자에 앉아 마우스로 누지르기는 세계정복이라도 할 수 있을만큼 쉽다.
    막상 실행에 옮길 것을 생각도 하지않고 패기롭게 '2일? 그거 뭐 자고 책 읽고 하다보면 시간 금방 가지 않겠어?ㅎ' 하고 내질러버린 과거의 내가 정말 미웠다;

    아무튼 블라디보스톡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탔던 열차도 쿠키와 물을 가지고 탔지만 배가 곯아서 빠질것같이 허기졌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절대 굶주리지 않아야지!
    하고 열심히 걸어서 푸드마켓. 이라고 적힌 곳을 갔는데...
    푸드마켓 주변에 남대문시장 같은 것이 있네?



    옷부터 잡화, 과일, 음식 별의별 것들을 다양하게 팔고 있었다. 딸기가 1키로 200루블, 체리 1키로 350루블.
    사고싶다... 하다가 일단 마트 가격이 어떤가 보자. 싶어서 지갑을 만지작거리던 손을 빼고 이동.

    마트는 익숙한 형태의 조금 큰 동네 마트같은 느낌이었다.
    패기롭게 카트를 끌고 일단 열차에서는 뜨거운 물만 주니까 물 1.5리터 챙겼다. 열차에서 물이 모자라 나중에는 진짜 탈진하겠다.. 싶었던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빵을 찾아 가보니 주르륵 진열되어 있어서 이거 어째 사야하나, 이마트처럼 빵집에서 중간 가격 붙여야하나? 하고 서성이며 현지인들을 스캔했다.
    한 종류당 비닐을 하나 쓰는게 아니라 여러개 담아서 그냥 가져가는 걸 보고 그대로 따라했다.
    사는 김에 과자도 하나 담고... 이제 많이 샀다. 계산하러 가볼까? 하고 잠시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었는데

    컵 라 면

    으어어어엉엉 신라면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 컵라면!! 컵라면이지! 내가 도대체 왜 그냥 가려고 했을까, 이 멍청한 망둥이같은 놈아!!! 하며 정신없이 라면을 3개정도 더 담았다.
    도시락!! 도시락도 있어! 아니? 도시락 프리미엄 이건 또 뭐야! 하면서 막 담음..

    그런데 사고보니....
    너무 많은 거 같은데... 이거 다 먹을 수나 있나. 아니, 일단 다 들고 역까지 움직일 수나 있어?

    불안해졌다.

    그런데 정신을 덜차린 나는 가는길에 딸기와 체리를 더 사버렸다.

    이 마켓에서 숙소까지 15분거리였는데 진짜 손가락이 끊어지는 줄 알았다.
    다시금 나는 과거의 나를 자책하고 욕할 수 밖에 없었다. 멍청한 놈... 발전이 없어..

    숙소에 도착해서는 땀 범벅이 되어 씻고 나와서는 조금이나마 짐을 줄이겠다고 샀던 과일들 반과 빵 중에서 제일 부피가 큰 마늘 바게트를 꺼내 함께 먹었다.

    다음날 8시 10분 기차니까 6시 반에는 도착하고 싶고, 그러면 6시에는 숙소에서 나서야하고.
    나는 5시에는일어나야하는구나.

    알람을 맞추고 자긴할테지만.. 잘 일어날 수 있을까. 너무나도 불안했다.

    이번에도 별 일 없이 좋은 사람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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